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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향 단편소설 '벙어리 삼룡이' 실린 '여명' 창간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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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향 단편소설 '벙어리 삼룡이' 실린 '여명' 창간호 찾았다

입력
2011.07.0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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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향의 단편 '벙어리 삼룡이'가 처음 게재된 1920년대 문예지 '여명(黎明)' 창간호가 발굴됐다. 이로써 잘못 전승돼온 '벙어리 삼룡이'가 제 모습을 찾게 됐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오상순, 이육사 형제, 현진건 등의 시와 평론, 수필도 무더기로 수확했다.

근대서지학회는 1925년 7월 대구에서 출간된 '여명' 창간호를 개인 소장자로부터 입수해 반년간지 '근대서지' 3호를 통해 3일 공개했다.

110여쪽 분량의 창간호에는 소설 3편, 시 7편, 수필 10편, 평론 5편 등 다양한 글이 실려 있는데, 상당수가 새로 발굴되는 자료다. 근대의 대표적 단편소설 '벙어리 삼룡이'는 후대 현대어 철자본만 나돌아 잘못된 개역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 원본이 공개된 것이다. 현재 가장 많이 읽히는 나도향 전집 판본은 원본과 대조한 결과 208군데나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폐허' 동인인 오상순의 시 '폐허의 첫봄'과 이육사의 맏형 이원기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시 '이역(異域)의 봄'도 발굴됐다. 특히 '이역의 봄'은 이듬해 나온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20년대 무정부주의 수용 수준을 보여주는 정명준의 '크로포토킨의 예술관', 근대에서 처음 지역문학담론을 선보인 현진건의 '향토문학을 일으키자' 등의 평론도 새롭게 공개됐다.

'여명'은 이상화 나도향 오상순 이장희 최서해 염상섭 등 문인들의 작품은 물론, 애국지사에서 무정부주의자에 이르는 사회 변혁의 열망을 아우르는 지역 문예지로 27년 1월까지 네 차례 발행됐다.

박태일 경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대구ㆍ경북 지역의 지성ㆍ문학사를 포함해 20년대 우리 근대문학을 재구성하는데 도움을 줄 중요한 사료"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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