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은 취업만 바라보며 사는 것 같아요."
다음달 정년퇴임하는 문학평론가 김인환(65)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3일 한국일보와 만나 대학 사회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1979년 9월부터 32년을 오롯이 고려대 강단을 지켜온 그는 학생들과의 추억을 반추했다."군사정권 시절이던 80년 기숙사 사감을 하면서 군인들의 기숙사 진입을 막기 위해 학생들이 자는 것처럼 보이도록 전기 차단기를 내려놓은 적이 있어요. 84년 고대신문사 주간일 때는 학생들과 시대상을 놓고 격렬히 토론하면서 밤을 지새곤 했던 기억도 생생해요."
김 교수는 민주화 이후 교수와 학생들의 사이가 멀어지고, 학생들은 학문이 아닌 취업에만 '올인'해오는 풍토를 안타까워 했다. 그는 "사회 전체가 경쟁만 강조하다 보니 학생들도 흐름에 휩쓸려 가는 측면이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서로 화합하면서 어울려 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퇴임과 함께 '숙제처럼 살던 삶'을 끝내겠다고 했다. 그는 "숙제처럼 논문을 쓰고 수업을 위한 공부를 했는데 앞으론 좋아하는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거창한 퇴임식 대신 동료 교수들에게 150쪽 분량의 영문 저서 <소설의 문법(the grammar of fiction)> 을 한 권씩 선물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연구한 학문을 동료 교수들과 공유하고 싶어 퇴임을 맞아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소설의>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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