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당한 것인가, 돈을 노린 의도적 행위인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소피텔 호텔에서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며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고소한 기니 출신 여성(32)을 둘러싸고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그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해 여성이 사건 당일 정황에 거짓말을 하고 진술을 번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스트로스칸 전 총재가 오히려 희생양이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건 다음날인 5월 15일 피해 여성이 마약복용 혐의로 애리조나주 교도소에 수감 중인 남성에게 전화해 "이 남자(스트로스칸)는 돈이 많아. 내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있어"라고 말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그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뒤, 돈을 뜯어내기 위해 스트로스칸을 강간범으로 신고했다고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피해 여성이 2002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유를 놓고 거짓말을 한 것도 그의 진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는 고국의 군인과 경찰로부터 폭행과 고문을 당해 미국으로 피신했다고 했지만, 당시 망명 신청서 어디에도 그 같은 사실이 적시돼 있지 않았다. 이 여성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망명 이유를 조작했다"고 털어놓았다.
뉴욕포스트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여성이 단순한 호텔 직원이 아니라 매춘을 겸했다고 보도했다. 객실 청소원으로 일하면서 매춘을 부업 삼아 남자 손님들로부터 후한 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고급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하는 등 지출이 많았는데, 그 비용을 남성들이 지불했다고 전했다.
사건 이후 행동에 대한 진술도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이 여성은 사건 발생 직후 곧바로 상사에게 보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옆 방을 청소하고 스트로스칸이 묵었던 방에 다시 가본 뒤 사건을 보고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그러나 이 여성의 변호사 케네스 톰슨은 "몇몇 실수에도 불구하고 그가 강간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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