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전세대란은 시작에 불과하며, 2013년까지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돼, 이를 견디지 못한 전세입자 상당수가 조건이 더 나쁜 월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3면
3일 한국일보가 국내 부동산 전문가와 중개업자 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의 85%와 중개업자의 82%가 '전셋값 상승세가 2012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연 평균 5% 안팎의 가파른 전셋값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전셋값 상승률(전년 동월비)은 4.6%로, 2003년 5월(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조적인 임대물량 부족으로 시장 주도권이 임대인에게 넘어가면서 주거비 부담이 훨씬 높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잇따를 전망이다. 전문가 대부분(85%)이 '서구식 월세 위주로 임대차 시장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실제 올해 초 43%였던 임대차 시장의 월세 비중이 5월 45.8%로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월세(전년 동월비) 상승률도 1.6%에서 2.6%로 치솟았고, 지난 달에는 1996년 10월(2.9%) 이래 최고인 2.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월세 폭등을 막는 정책을 선제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 연구위원은 "지방에 특화된 임대차 정책 개발과 함께 ▦공급물량 확충 ▦임대료 지원을 통한 월세시장 활성화 등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지주택연구원 박신영 선임연구위원도 최근 토론회에서 "전세보다 월세 거주가구의 자산이나 소득이 낮은 만큼 월세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임대차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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