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1)의 신선미냐, 카타리나 비트(46)의 중후함이냐.'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이틀 앞두고 신구 피겨여왕의 막후 대결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연아는 피겨세계선수권(2009년)과 4대륙 선수권(2009년)은 물론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석권(2010년)한 '말이 필요 없는' 피겨 여왕이다. 이에 반해 비트는 피겨의 전설로 통한다. 1984년 사라예보와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을 2연패 했고 1984~1988년 세계선수권을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비트가 '과거의 피겨권력'이라면 김연아는 '현재와 미래의 권력'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를 평창과 뮌헨으로 가져가기 위해 운명처럼 만났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들의 대결을 신구 피겨여왕의 전쟁으로까지 묘사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연아가 3수에 나선 평창의 수호천사로 나섰다면 비트는 80여년 만에 독일로 동계올림픽을 재유치하는데 얼굴마담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독일은 앞서 1936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바 있다. 비트는 특히 뮌헨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다. 만약 뮌헨이 개최권을 따내면 사상 처음으로 동ㆍ하계올림픽을 모두 석권하는 도시로 역사에 남게 된다.
현재로선 김연아의 활동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하지만 비트가 물밑 정치력을 풀가동, 뮌헨에 대한 입지를 쌓아감에 따라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김연아에 대한 IOC위원들의 호감도가 비트를 능가해 평창의 미세한 우위를 점치는 분위기도 엄연히 존재한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회장이자 이탈리아 IOC 회원인 오타비오 친콴타는 드러내놓고 김연아 팬임을 자처하고 있다. 또 토고에서 열린 아프리카 국가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도 일부 IOC위원들이 김연아의 참석여부를 궁금해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김연아는 2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소회를 털어놓았다.
김연아가 과연 비트의 뮌헨을 꺾고 평창으로 개최티켓을 가져올 수 있을지 세계 스포츠계의 시선이 더반으로 쏠리고 있다.
더반(남아공)=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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