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치러진 중국 대입 시험 가오카오(高考)의 고득점자들이 홍콩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해 본토의 전통 명문대학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7개 지역 시험에서 1등을 차지한 11명이 홍콩대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3일 보도했다. 고득점 학생들을 대거 빼앗긴 베이징대와 칭화(淸華)대 등이 투자를 늘려 교육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 지역 문과 공동수석을 차지한 학생 3명은 모두 홍콩대 진학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베이징 지역 이과수석은 홍콩과기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에 상하이와 후난(湖南)성의 문ㆍ이과 수석 4명을 포함해 광둥(廣東)성, 안후이(安徽)성 등에서 수석을 차지한 학생 8명까지 홍콩대에 입학할 예정이다. 홍콩대의 입학 사정이 7일 마무리되면 본토 학생의 이탈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가오카오는 지역별로 문제가 달라 전국 단위 수석은 없지만, 베이징 수석이 중국 전체 수석으로 인식돼 왔다. 베이징 문과 수석은 베이징대, 이과 수석은 칭화대에 진학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중국 교육계는 이번 고득점자들의 홍콩 이탈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본토의 성적 우수학생들이 홍콩을 선호하는 것은 무엇보다 선진국 수준의 교육 환경을 갖춘데다 수업이 영어로 진행돼 해외유학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대와 홍콩과기대가 연간 2,000만원 가량의 장학혜택을 제시하며 우수학생 유치에 나선 것도 이들의 본토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교육계는 현재의 추세를 감안할 때 성적 우수 학생의 본토 이탈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홍콩대는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QS의 작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일본 명문 도쿄(東京)대를 제치고 아시아 1위를 차지해 본토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홍콩대는 당시 교수진과 학생의 국제화 비율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도쿄대(24위), 게이오대(25위)보다 앞선 세계 23위 대학으로 평가됐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