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의 당위성이 절실히 드러난 대회였다.
2011 한국마사회컵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는 '남의 집 잔치'가 됐다. 한국은 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끝난 코리아오픈에서 남녀 단식과 여자 복식 결승에서 단 1개의 우승컵도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해 우승팀 김경아(대한항공)와 박미영(삼성생명) 조는 일본의 후지이 히로코-와카미야 미사코 조에 2-4로 패해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신예 이상수(삼성생명)는 남자 단식 결승에서 디미트리 오브차로프(독일)에게 1-4로 졌다. 여자 단식의 문현정(삼성생명)도 펭 티안웨이(싱가포르)에게 0-4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베테랑 3인방 주세혁과 유승민(이상 삼성생명), 오상은(한국인삼공사)이 부진했다. 대신 신예 이상수와 정상은(삼성생명) 등이 가능성을 보였다. 이상수는 오상은을 꺾었던 중국의 신성 린 가오유안을 준결승에서 4-3으로 물리쳤다. 정상은은 32강에서 세계랭킹 17위 탕펭을 제압했다.
여자부에서도 신예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이은희(단양군청)가 돋보였다. 수비전형인 서효원은 석하정(대한항공)을 물리치고 16강에 오른 선 베이베이(싱가포르)를 꺾고 8강까지 진출했다. 이은희는 김경아와 박미영을 차례로 꺾고 단식 4강까지 진출했다.
대한탁구협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권이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대교체를 완성하려는 계획이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도 세대교체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오는 9월 레바논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신예들로만 대표팀을 꾸릴 예정이다. 유 감독은 "베테랑 오상은과 주세혁, 유승민은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보호 차원에서 제외한다. 대신 젊은 피를 데려가 장래를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탁구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른 부진으로 '세대교체론'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다. 유 감독은 자신도 '세대교체의 혜택'을 받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84년 아시아선수권 당시 고1이었다. 게다가 긴장감이 팽배했던 북한과 경기를 치렀다. 3-5로 졌는데 혼자서 3경기를 모두 내줬다"라고 회상했다. 유 감독은 "이 대회에서 얻은 경험이 8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협회에서 유망주를 키운다는 명분으로 85년에 스웨덴 유학까지 보내줘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인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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