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신 이야기만 나오면 생소한 이름들이 속속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로, 이달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가상이동통신망 업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처럼 소비자는 MVNO를 통해 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MVNO는 통신망이 없다. 기존 이통 3사로부터 이동통신망을 빌려 쓴다. 싼 값에 망을 빌리고 이윤을 조금 보태 소비자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이통 3사 보다 이들의 통신요금이 저렴하다고 기대할 수 있다. MVNO의 또 다른 이름이 저가형이동통신사인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MVNO를 통신시장에 도입한 이유는 경쟁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막대한 망 구축비, 제한된 주파수 등으로 통신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이통 3사 외에 사실상 사업자가 없다. 때문에 MVNO라는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들여오면 경쟁이 촉발돼 통신요금도 내려가고 서비스 질도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MVNO는 우선 선불형 휴대폰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름 그대로 미리 돈을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 재충전이 가능하다. 기본료가 없는 대신 초당 요금이 3.8~4.8원으로 보통 휴대폰 요금(초당 1.8원)보다 조금 비싸다. 기존 휴대폰을 사용하는 방식과 동일한 후불제 MVNO도 있는데 이는 10월 서비스를 시작한다. 따라서 이통 3사의 주요 경쟁자는 후불제 MVNO가 될 전망이다.
MVNO시대가 개막되지만 통신요금이 크게 내려갈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통신사로부터 MVNO사업자들이 망을 빌리는 이른바 도매대가가 싸지 않아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MVNO 사업자들은 이윤도 남기면서 마케팅비용까지 감안해 통신요금을 정해야 하는데 SK텔레콤은 후불제 MVNO에게 소매 요금 대비 45~47%의 가격으로 통신망을 빌려줄 계획이다.
이 때문에 MVNO들은 가입자가 많이 늘면 통신망 임대료를 깎아 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해 놓고 있으며, 이달 중 이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질 예정이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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