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수행하는 대신 대통령 특사로 남수단을 방문하게 됐다. 당초 이 장관은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으로 이동,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지원하면서 이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출국을 하루 앞둔 1일 이 장관의 일정이 남수단 독립기념 행사 참석으로 변경됐다. 이 장관은 내주 중 케냐를 먼저 방문하고, 9일 남수단 독립기념 행사에 참석한 뒤 이집트를 들렀다가 귀국한다.
한때 이 대통령과의 사이가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던 만큼 이 장관이 순방 기간 대통령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며 신뢰 관계를 재확인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 대통령의 순방 직전에 이 장관의 일정이 바뀐 것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해석이 있다. 이에 대해 이 장관 측은 단순한 일정 변경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장관실 관계자는 "더반에서 대통령을 수행한 뒤 남수단으로 가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항공편이 마땅치 않아 대통령 순방 수행 계획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정 변경 배경에 대한 궁금증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특히 이 장관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힘 쓸 일은 없고 요즈음은 힘 빠질 일만 있네"라는 글을 올린 것도 정치적 상상력을 부추긴다. 이 글이 구구한 해석을 낳자 이 장관은 다시 트위터를 통해 "내가 요즈음 힘 빠지는 일만 있다고 한 것은 저축은행 문제, 검ㆍ경 갈등, 반값 등록금 등 장관이라고 해서 시원하게 해결할 수 없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자네에게 넋두리한 걸세"라고 소개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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