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은.
"조병준 시인 겸 문학평론가가 번역해 최근 다시 나온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그림동화 <스프링 칸타타> 다. 나뭇잎들이 주체가 되어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다. 잎이 크고 똑똑한 형처럼 보이는 나뭇잎 다니엘과 작고 혼자 고민이 많은 나뭇잎인 프레디가 나누는 대화로 구성됐다." 스프링>
-왜 이 책을.
"나뭇잎을 통해서이지만 결국 인생에 관한 얘기다. 사람들처럼 그들도 인생의 의미를 묻고 고민하고 때로 무서워한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책을 통해 그런 고민들을 나누고 위로 받을 수 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봄에 여린 싹을 틔웠던 나뭇잎은 여름이 되면 잎이 무성해진다. 또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들고 겨울이 되면 마른 나뭇잎들이 떨어지고 만다. 덧없다는 생각이 들 법 하지만 책은 지혜로운 이야기를 통해 삶의 새로운 면모를 일깨워준다. 원제가 인데 낙엽이 되도 그것으로 인생이 끝이 아니고 흙 속으로 돌아가 눈비에 젖고 또 다른 나뭇잎의 자양분이 된다는 따뜻한 얘기가 녹아있다."
-인상적인 대목은.
"마지막 대목.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다 거친 나뭇잎이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데 끝이 아닌 거름으로 돌아가 새싹을 틔운다는 얘기로 삶의 긍정이 잘 나타난다. '프레디는 알지 못했다. 겨울이 흘러가면 다시 봄이 온다는 것을. 언젠가는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이 된다는 것을. 프레디는 알지 못했다. 이제 더 이상은 쓸모 없이 바짝 말라버린 자신의 몸이 그 눈 녹은 물과 만나 나무를 더 튼튼하게 만들어주리라는 것을.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나무 안에 땅속에 바로 그곳에 다시 봄날이 오면 피어날 어린 잎들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추천한다면.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특히 젊은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고 더럽다는 이유로 무시당해 슬프게 사는 강아지가 눈 똥과 길가의 민들레 얘기를 담은 권정생 작가의 단편동화 <강아지똥> 과 비교해 읽으면 더욱 좋겠다. 이 책은 <강아지똥> 에 비해 비교적 슬픔은 줄이고 삶에 대한 긍정이 더 많아 굴곡 없이 자라온 신세대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강아지똥> 강아지똥>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의 저자인 레오 버스카글리아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가 1982년 출간한 후 연극으로 제작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린 어른을 위한 동화다. 사계절 자연에서 우정과 삶의 이치를 배우며 평범하게 살다 다시 흙으로 돌아가 새로운 봄날을 예고하는 작은 나뭇잎의 우화다. 조병준 옮김, 천은실 그림. 샘터ㆍ160쪽ㆍ9,800원. 살며>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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