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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결정적 승부수, 침착한 마무리… 쎈돌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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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결정적 승부수, 침착한 마무리… 쎈돌다웠다

입력
2011.07.0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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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은 역시 큰 승부에 강했다. 이세돌이 비씨카드배에 이어 춘란배까지 올해 두 번째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상금 수입만 해도 벌써 6억원이 넘는다.

사실 주변에서는 이번 결승전 전망을 그리 밝게 보지 않았다. 우선 결승전 상대가 이세돌의 천적이라 불리는 씨에허인데다 이세돌이 지난 5월과 6월 국내외서 잇달아 3연패를 당하는 등 비씨카드배 우승 이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국 장소가 서울에서 직항편이 별로 없어 베이징이나 홍콩을 경유해 10시간가량 걸려야 갈 수 있는 충칭이라는 점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세돌 자신은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동안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춘란배 결승전이 남아 있으니 마치 보험 하나 들어 놓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며 농담을 하더니 말 그대로 기어이 거액의 보험금을 타냈다.

이세돌은 현재까지 씨에허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 4패의 열세를 보였지만 승부사에게 있어 과거 전적이란 그저 기록에 불과하다는 말대로 일단 큰 승부에서 마주 치자 이세돌의 진면목이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벌어진 결승 1국에서 이세돌은 초반부터 날카로운 잽으로 상대를 정신 없이 만든 다음 씨에허의 대마를 잡고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씨에허도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결승 2국에서는 반대로 씨에허가 1국의 패인을 반성한 듯 전혀 무리하지 않고 침착한 반면운영으로 일관, 이세돌에게 털끝만한 반격의 기회도 허용치 않고 승리를 챙겼다.

1대 1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맞은 결승전 최종국은 이세돌이 왜 '쎈돌'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이세돌은 초반 28수까지 전날 자기가 졌던 결승 2국과 똑같은 포석을 고집하며 자신감 있게 대국에 임했으나 이번에도 역시 초반 흐름은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중반에 접어 들면서 상대 진영 깊숙이 특공대를 투하해 자신의 주특기인 난전으로 이끌어 바둑을 어지럽게 만든 후 결정적인 순간에 빈삼각의 묘수를 터뜨려 승기를 잡았다. 일단 우세가 확실해지자 그 때부터는 마치 딴사람이 된 듯 '돌부처'를 방불케 하는 침착한 마무리로 대회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씨에허로서는 이번 결승 3번기 결과에 많은 아쉬움이 남겠지만 역시 세계대회 결승 진출이 처음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엔 쎈돌의 벽이 너무 높았다. 이세돌과 씨에허와의 상대전적도 3승5패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으므로 앞으로 더 이상 씨에허가 이세돌의 천적이라고 불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세돌은 이번 우승으로 원익배, 비씨카드배까지 3관왕에 올랐다. 통산 타이틀 획득 기록도 36회(세계기전 15회, 국내기전 21회)로 늘어났다. 특히 그동안 19차례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해 15번 우승을 차지해 무려 79%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훈현(1회) 유창혁(3회) 이창호(4, 5회)에 이어 이세돌까지 춘란배서 모두 5번 우승했다. (중국 2회, 일본 1회).

한국은 이번 대회에 5명이 출전해 최철한과 강동윤이 24강, 이창호가 16강, 허영호가 4강에서 각각 탈락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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