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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K클래식!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휩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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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K클래식!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휩쓸다

입력
2011.07.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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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밤(현지시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콘서트홀. 제14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가 보름간의 열띤 경연을 마무리하며 수상자를 가리는 자리에서 한국 참가자들의 이름이 잇달아 호명됐다. 성악 부문 남녀 1위부터 피아노 부문 2,3위, 바이올린 부문 3위까지 5명.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이 콩쿠르 시상식은 순간 한국 음악인들의 장도를 밝히는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이날 성악 부문 시상식에서는 베이스 박종민(24ㆍ이탈리아 라 스칼라 아카데미 극장), 소프라노 서선영(27ㆍ독일 뒤셀도르프 슈만 국립음대)씨가 남녀 1위를 휩쓸었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의 꽃'으로 불리는 피아노 부문에서는 손열음(25ㆍ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씨, 조성진(17ㆍ서울예고2)군이 나란히 2,3위에 올랐고,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이지혜(25ㆍ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씨가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결선에서 정열적인 연주로 1,000여 청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던 손열음은 3대 콩쿠르 최고 성적을 올리며 실내악 협주곡 최고 연주상, 콩쿠르 위촉 작품 최고 연주상도 함께 받았다.

한 나라서 5명이 수상한 것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더욱이 수상자들은 모두 국내에서 기초를 다진 '토종 음악가'들이어서 의미가 깊다. 박종민, 서선영, 손열음씨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출신이며, 이지혜씨는 서울대 음대를 나왔다. 어려서 '피아노 신동'으로 불린 조성진군도 국내 교육만으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왔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대환씨는 1일 트위터에 "이번 콩쿠르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한국인 수상자들이 모두 국내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 아닐까요. 최소한 음악은 조기교육 보낼까 고민 많이 할 필요는 없단 얘기라 반갑습니다"고 썼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의 유일한 한국인 우승자(1990년)이자 올해 성악 수상자 박종민, 서선영씨의 스승인 바리톤 최현수 한예종 교수는 "앞으로도 세계적 콩쿠르에서 해외유학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공부한 음악인의 입상 소식이 계속 들리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콩쿠르의 첫 한국인 수상자는 74년 피아노 부문 공동 2위를 차지한 정명훈씨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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