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종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지도자로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김수환 추기경(1922~2009)과 강원용 목사(1917~2006), 법정 스님(1932~2010)을 기리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30일 오후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참종교인이 바라본 평화: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법정 스님과의 대화'다. 이들 세 사람을 함께 기억하는 강연과 대담, 전시, 작은 공연이 이어졌다. 강원용 목사가 세운 대화문화아카데미(구 크리스찬아카데미)와 가톨릭 김수환추기경연구소, 법정 스님의 유지를 잇는 맑고향기롭게가 공동 주최했다. 행사에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가톨릭 서울대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는 "세 분은 고인이 되셨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에 살아계신다"며 "세 분을 기억할 때 따뜻함과 편안함, 그리움을 느끼는 것은 세 분이 참종교인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은 "강원용 목사는 분열과 갈등이 있을 때 항상 제3의 지대에 서서 화합법을 제시했다"며 "고인의 생애에서 불교의 상생과 관용 정신을 엿볼 수 있는데 발 밑 미물마저도 부처라는 부처님의 정신을 정확히 이해한 몇 안 되는 종교인"이라고 회고했다.
김성수 대주교는 "김수환 추기경은 남들이 말려도 위로가 된다면 어디든 가셨다"며 "좋은 일이 있으면 같이 춤추고 유행가도 부르고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이면 같이 울기도 했으며 아무리 큰 세력이라도 잘못된 일은 잘못이라고 큰 소리로 꾸짖으셨던 분"이라고 돌아봤다.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는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 두 분이 없는 공백이 얼마나 더 갈지 사회가 심난할 적마다 생각나는 것은 나뿐이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두 분은 세상에다 희망이란 큰 선물을 남겨놓으셨다"고 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세 사람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 상영과 사진 전시, 축하 무용공연 등도 열렸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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