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분매각 작업이 MBK파트너스, 보고펀드, 티스톤콥 등 사모투자전문회사(PEF)끼리의 경쟁 구도로 확정됐다. 금융당국이 단기 차익을 노리는 PEF에 국내 최대 금융지주를 넘길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각각의 PEF를 이끄는 수장들의 화려한 면면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특히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합류한 티스톤콥의 입찰의향서(LOI) 제출은 금융계를 술렁거리게 했다. 퇴임 후 서강대에서 연구활동을 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던 그가 PEF 회장으로 변신, 우리금융 매각 입찰에 뛰어든 것은 극히 이레적이기 때문. 이처럼 민 회장의 등장이 주목 받는 이유는 그가 우리금융 출범 직후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우리금융 재무담당 부회장(CFO)을 역임하는 한편, 누구보다 은행 대형화를 추구해 온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는 산은지주 회장일 때도 미국 리먼브러더스, 태국 시암시티은행 등 해외 은행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실제로 민 회장은 30일 명동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우리금융을 인수해 아시아의 리딩뱅크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자금의 60~70%는 국내에서, 나머지는 시너지가 기대되는 해외 금융기관에서 유치하겠다"고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도 밝혔다.
티스톤콥과 경쟁하는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사모펀드계의 거물. 2005년 세계적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 부회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MBK파트너스를 만들었다. 공격적 경영으로 일본 유니버셜스튜디오(USJ), 종합유선방송사 씨앤앰, 금호렌트카 등 굵직굵직한 기업의 인수에 잇따라 성공해 MBK파트너스를 국내 최대 사모펀드로 키웠다.
김 회장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이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 출신으로 인맥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보고펀드의 변양호 공동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내며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의 질서 재편을 주도했던 인물. 세계적 PEF를 세우겠다며 2005년 1월 공직을 박차고 나와 보고펀드를 출범시키고 초우량 사모펀드로 키웠다. 알짜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 국내 2위 비데업체인 노비타 인수 등으로 통큰 행보를 보여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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