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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수노조 시대의 걱정스러운 노동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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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수노조 시대의 걱정스러운 노동판도

입력
2011.06.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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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모든 사업장 단위에서 조직 대상이나 형태에 관계없이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다. 1997년 여야 합의로 노조법을 개정하면서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그 동안 여건 성숙을 이유로 3차례나 유예하다 이제야 시행하게 된 것이다.

복수노조 허용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함께 노사관계 선진화와 민주화, 국제화의 중요한 기준이라 할 만하다. 단일노조가 독점적 지위를 누림에 따른 폐단에서 벗어나 노조활동의 민주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어 노동계에서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더구나 지난해 노ㆍ사ㆍ정이 시행에 합의한 만큼 다소 착오가 있더라도 성공적 연착륙을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 특히 노동계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문제 삼아 시행 전부터 반대하며 노조법 재개정까지 주장하는 것은 억지이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중복교섭에 따른 혼란과 비용 증가, 노조 간의 과도한 경쟁과 갈등을 막기 위한 장치로 미국 캐나다 등 노동선진국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제도이다. 더구나 우리의 경우 노사가 합의하면 소수 노조도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고,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나 고용형태 등에서 분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노동위원회의 결정으로 개별교섭도 가능하다. 교섭대표노조와 사용자가 소수 노조를 차별하면 법적으로 처벌하는 공정대표의무제도까지 두고 있다. 소수 노조의 권리와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지금까지 형식적인 노조만 있어 사실상 '무노조'시대를 이어온 일부 사업장들도 복수노조에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질 일은 아니다. 복수노조는 시대의 당위이며, 건강한 노조가 있어야 기업도 건강하게 발전한다는 긍정적 태도가 필요하다. 복수노조 시행과 관련한 업무를 맡은 노동위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노ㆍ사를 막론하고 복수노조 설립과 협상창구 단일화를 방해하거나 무력화시키려는 어떤 불법행위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아울러 낙관만 하지 말고 복수노조 시행에 따른 노조 난립, 노사협상 현장에서의 갈등과 혼란에 잘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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