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외래로 대형병원을 찾을 때 환자가 약값을 더 내야 하는 질병에 감기뿐 아니라 양성 고혈압, 인슐린 비(非)의존성 당뇨병, 병적골절이 없는 골다공증, 노년성 백내장, 천식, 결막염,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등이 포함됐다. 총 51개 질환이다.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올 초부터 추진해온 것인데, 경증 질병의 범위를 두고 논란도 뒤따르고 있다.
복지부는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 고시안을 마련, 지난 15~28일 행정예고 절차를 진행했으며 7월 중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28일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10월부터 감기 등 가벼운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44개 지정병원)이나 종합병원을 찾으면 건강보험 약제비 본인부담률(현행 30%)을 각각 50%, 40%로 인상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이번 고시안은 그 후속조치로서 환자의 약값 본인부담률이 높아지는 질병 51개를 담고 있다. 이들 질병에 대한 병원처방약값이 현재 1만원이라면 지금은 어느 병원에서나 상관없이 이중 3,000원만 내고 나머지는 건강보험에서 부담하지만, 10월부터 종합병원은 4,000원, 상급종합병원은 5,000원을 내야 한다.
고시안을 보면 급성 비인두염ㆍ편도염ㆍ후두염 등 감기로 분류되는 질병과 함께, 출혈ㆍ천공이 없는 위궤양, 위염 및 십이지장염, 변비, 무좀, 외이염, 소화불량, 설사, 근통, 알레르기성 비염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질환도 있다.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아도 되는 당뇨병, 천천히 혈압 상승 증세가 나타나는 양성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포함됐고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가벼운 질환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질병들도 이름을 올렸다. 일부 지방간과 간질환, 경추간판장애(목디스크), 추간판장애(디스크) 등도 포함됐다.
복지부는 병원협회, 의사협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해서 51개 질병을 골랐다고 밝혔다. 기초자료는 심평원이 집계한 의원다빈도질환(동네의원에서 주로 진료가 이루어지는 질환) 65개가 바탕이 됐으며, 논의를 거쳐 14개 질병을 제외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행정예고 과정에서 이의가 접수된 질병 등을 중심으로 추가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최종 확정된 질병 목록은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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