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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표, 여권 정치인에 금품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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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인표, 여권 정치인에 금품 로비

입력
2011.06.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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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저축은행 대주주 은인표(54ㆍ수감 중)씨가 구명 로비를 위해 정ㆍ관계 고위인사를 전방위로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은씨가 여권 실세 정치인 P씨(한국일보 29일자 1면) 외에 이들을 상대로도 병보석과 형집행정지로 풀려날 수 있도록 청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관련 단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불교신자로 알려진 은씨는 영남권의 유명 스님을 매개로 정치권에 구명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A의원은 29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는 스님으로부터 은씨를 잘 부탁한다는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며 "하지만 법무부 등에 실제로 뭘 알아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은씨는 또 독실한 불교 신자인 한나라당 B의원에게도 병보석과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도록 청탁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를 운영했던 은씨가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과 친분을 유지했으며 이중 일부 인사가 수 차례 특별면회를 다녀왔다는 소문도 사실로 확인됐다. 민주당 C의원은 "은씨가 지역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알고 지냈다"며 "지난해 연말 은씨 면회를 간 적이 있고, 재작년인가 한 스님과 갔다 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C의원은 그러나 형집행정지 청탁 여부에 대해선 "그런 말이 오간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 D의원은 "수년 전 다른 의원 소개로 은씨를 한두 번 만난 적은 있지만, 은씨 면회를 간 적은 없고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은씨가 검찰 고위직 출신 인사들을 접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총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난해 불교 신도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은씨를 본 적이 있다"며 "당시 은씨가 형집행정지 기간 중이라는 것은 몰랐고 청탁 같은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고검장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도 "은씨가 카지노를 매각한다고 해서 지난해 중국인 의뢰인의 요청을 받아 구치소에서 은씨를 접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구속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도 서울구치소에 있던 은씨를 특별면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은 전 위원은 전주지검에서 근무할 당시 지역 유지였던 은씨를 알게 돼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는 은씨의 구명로비를 확인하기 위해 28일 대구의 지인 자택, 제주도에 있는 은씨 최측근 정모씨 자택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대구에 있는 지인은 은씨를 여권 실세 정치인 P씨에게 연결해준 인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은씨의 최측근 정씨가 구명 로비 과정에서 돈 전달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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