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과정 개정은 이미 예고된 일이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또 바뀌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 3년 걸려도 모자랄 개정을 몇 달 사이 해치우다니 어처구니 없다"는 학자도 있다.
양정현 부산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번 개정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나 서술이 달라지는 등 전반적인 보수화 경향이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교과서 개정이 너무 자주, 급하게 진행되고 있어 일부 교과서 집필자들은 집필을 거부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보수 성향 학자들은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보수학술단체인 한국현대사학회는 공청회를 하루 앞둔 29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현대사 서술의 문제점과 새로운 서술 방향' 세미나를 열어 개정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강규형 명지대 기록대학원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검인정 6종 교과서 현대사 부분을 분석, 대한민국 건국 과정과 이승만에 대한 평가 절하, 대한민국의 성취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북한에 대한 우호적 서술이 여전해 이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영호 서울 한성과학고 교사는 "교육과정 개정은 방향을 정해서 여러 의견을 듣고 깊이 논의해서 해야 하는 건데 이번처럼 두세 달 만에 바꿔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졸속 개정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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