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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민주당 대표실 도청 연루 '굳어지는 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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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민주당 대표실 도청 연루 '굳어지는 심증'

입력
2011.06.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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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논의한 민주당 비공개 회의가 도청당했다는 의혹과 관련, 한나라당이나 국가기관이 아닌 제3자의 개입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수신료 문제 이해 당사자인 KBS를 의심하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29일 불법도청진상조사특위 1차 회의에서 "경찰이 일부 언론에서 지적한 언론사에 대한 수사를 병행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는 KBS를 겨냥한 언급이다. 일부 언론은 이날 민주당과 여권 관계자의 주장을 인용해 'KBS 측이 작성한 회의 녹취록이 누군가를 거쳐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요지로 보도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도청의 주체로 거론되는 제3자 또는 이해당사자로 KBS를 언급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인 데다 확실한 증거 없이 섣불리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말을 못할 뿐 누구나 떠올리고 있는 그 쪽이 맞다는 심증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론 없이 KBS다'는 얘기도 오가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KBS 김인규 사장이 최근 KBS 이사회 야당 측 인사들과 만나 "'벽치기'는 취재 기법으로 다 해왔던 것인데 문제될 게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벽치기'는 기자들이 회의실 문 바깥에 붙어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엿듣는 취재 방법을 뜻한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부에서는 "김 사장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내용 외부 유출에 자사 기자가 연루됐음을 우회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편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수사에 별 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수사 의지가 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등포 민주당사에 대한 현장조사만 있었을 뿐 사건현장인 국회 당 대표실을 조사하지 못했고, 한 의원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28일 '유력한 제보'를 경찰에 전달한 이후에도 경찰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국회사무처에서 아직 (국회 현장조사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사실 우리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제보와 관련, "결정적이라기보다는 수사에 참고할 정도 수준"이라며 "경찰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 이외 조사도 진행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 의원을 조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변동 가능성이 많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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