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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지형도' 출판계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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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지형도' 출판계에 물어봐!

입력
2011.06.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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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가 1년도 더 남았지만 출판계는 벌써 대권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대권 유력주자로 꼽히거나 도전 가능성이 있는 정치인들의 책이 최근 앞다퉈 출간되고 있다. 때이른 정치서적 출간 레이스에서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며 초반 선전하고 있는 것은 야권 쪽이다.

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이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감 1순위에 꼽히는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된 책은 그가 내년 대선에서 얼마나 논쟁적 인물로 떠오를 것인가를 보여준다. 언론전문지 <미디어오늘> 발행인을 지낸 손석춘 진보대통합시민회의 상임공동대표가 낸 <박근혜의 거울> (시대의창 발행)은 '박근혜 신화'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로 성장정치, 서민정치, 원칙정치를 들고 이들이 모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등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박근혜 대세론'으로까지 불리는 그의 초고속 성장은 보수는 물론 소통에 실패한 개혁, 진보 정치의 실패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그가 박근혜를 완전히 부정하는 건 아니다. "2012년 대통령의 미덕은 복지와 주권, 소통"이며 그를 위한 "변화와 선택은 '공주'에게도 열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생가를 찾는 등 여당의 또 다른 대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김문수 스토리 靑(청)> (서울문화사)은 책 제목부터 청와대를 향한 은근한 '욕망'을 드러내 화제다. 방송작가가 김 지사의 성장 과정과 학생ㆍ노동운동, 정치역정을 풀어 썼고 김 지사가 '청재킷'을 입고 표지 모델로 등장했고 직접 교열까지 본 책이다. 작가는 후기에서 김 지사를 '푸르른 청(靑)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라며 그가 대권 주자로 나설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유력 주자의 한 사람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4월에 <국가란 무엇인가> (돌베개)를 낸 데 이어 지난주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의 대담을 묶은 <미래의 진보> (민중의소리)가 출간됐다. <국가란 무엇인가> 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홉스, 마키아벨리, 마르크스 등을 줄줄이 거론하며 지식의 폭과 깊이를 한껏 과시한 유 대표가 도달한 결론은 '연합정치'의 필요성이다. 그는 "진보의 힘은 '섞임'에서 나온다"며 "이념과 정치문화의 '섞임'을 통해 진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연합정치"라고 주장했다. 대담집 역시 야권통합 후보 출마를 염두에 둔 '연합정치론' 실현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읽힌다.

또 다른 야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문 이사장은 <문재인의 운명> (가교출판)에서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혀 대선까지 포함한 정치활동 가능성을 열어 뒀다.

28일 교보문고의 온라인 주간집계에 따르면 대권 주자들의 책 가운데 <문재인의 운명> 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어 유시민의 <미래의 진보> 가 정치ㆍ사회 부문 7위를, <박근혜의 거울> 이 한참 뒤처져 정치ㆍ사회 부문 93위에 올랐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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