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튼튼해진 구조에, 몸값은 올라가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옛 동신아파트가 2년6개월 리모델링을 거쳐 '도곡동 쌍용 예가 클래식'아파트로 탈바꿈했다. 1978년 지어진 지하 1층∼지상 12층 5개동 384가구 낡은 복도식 아파트의 변신이라 하기엔 천지개벽 수준. 지하 3층∼지상 12ㆍ13층 5개동 계단식 아파트로 바뀌며 전용면적도 평균 30%가량 넓어졌다. 1층을 필로티(기둥만 남긴 형태)로 바꾸는 대신 2층을 더 높게 지은 것도 특징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무엇보다 늘어난 면적. 전체 384가구가 기존 57~179㎡(공급면적 기준)에서 84~233㎡로 27~54㎡ 커졌다. 늘어난 공간엔 침실과 욕실이 하나씩 더 생기고 안방 드레스룸도 추가됐다. 법규에 따라 증축 가능 상한이 전용면적 30%지만 공급면적으로 따지면 대부분 40% 이상 늘어난 셈. 57㎡는 84㎡로 47%가 넓어졌고, 97㎡는 138㎡로, 123㎡도 172㎡로 모두 40% 이상씩 커졌다.
기타 공용면적도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지하에 주차장이 2개층으로 만들어지면서 주차대수가 종전 181대에서 414대로 늘었다. 지하 1층에는 1.7㎡ 규모의 가구별 창고와 문고ㆍ회의실 등 편의시설을 들였다. 지상 주차장으로 쓰이던 공간은 정원과 산책로가 어우러진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리모델링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려는 다양한 시도도 이뤄졌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기술을 적용해 규모 7.0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했다. 양영규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부장은 "이 단지는 최근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수직증축에 대한 해법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층수를 올려도 건물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가벼운 자재를 사용해 건물 하중 부담을 줄였기에 수직증축이 가능해진 것.
입주자 입장에선 늘어난 자산 가치가 가장 매력적인 부분. 가구별로 들인 공사비는 3.3㎡당 320만원인데, 이는 재건축을 할 때 드는 비용보다 20% 가량 저렴하다는 게 건설사 설명이다. 실제로 84㎡로 바뀐 기존 57㎡짜리 가구의 경우 시세가 3억2,000만원에서 6억2,0000~6억3,000만원 선까지 올랐는데, 1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빼면 약 2억원이 남는 셈이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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