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기 전국 사회인클럽야구대회에 출전하는 동호인 팀 중에는 선수 출신을 배제하고도 막강 실력을 자랑하는 우승 후보들이 즐비한 반면 대회 참가에 의미를 두는 초보 팀들도 많다.
섬유 제조회사 직원들로 꾸려진 '팀31'도 지난 4월 창단한 '왕 초보'팀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사실상의 봉황기대회 개막전이다.
팀31은 오는 2일 오전 7시 경기 이천의 서정환볼파크에서 젠틀블루 팀과 대망의 1회전 격돌을 벌인다. 지난 26일 수원구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개막 4경기가 비로 순연되면서 두 팀의 대결이 이번 대회 첫 경기가 된 것.
섬유 원단 제조회사인 삼일니트(주)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올 봄 야구단 창단을 주도한 김권종(35) 코치는 "첫 경기라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되지만 새내기 팀답게 패기와 열정으로 한 번 도전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코치 겸 선수로 뛰고 있는 김 코치가 그나마 거래처 회사 야구팀에서 뛰어 본 야구 '경력'이 있는 반면 나머지는 야구공과 글러브를 처음 만져 보는 순수 초보 선수들이다. 김 코치는 "직원들끼리 같이 즐길 수 있는 동호회 활동을 고민하다가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아직 여러 모로 많이 부족하지만 경험도 쌓을 겸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나 초보 팀만의 장점도 있다. 20여 명의 선수들은 전원이 현직에 있거나 퇴직한 이 회사 출신. 감독을 맡고 있는 임재천(42)씨 역시 회사를 다니다 퇴직하고 개인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또 중소기업의 특성상 선수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35세 미만으로 참가팀 가운데 팀워크와 패기만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팀 명(팀31)도 회사 이름(삼일니트)에서 따 왔다. 삼일니트(주)는 섬유 원단을 제조하는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제법 큰 규모다. 베트남에 진출해 생산을 하고 있고, 미주와 유럽에도 봉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영업 사무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생산 공장은 안산 시화공단에 있다. 김 코치는 "1회전을 통과하는 게 목표지만 이번 기회에 회사도 알리고 다른 사회인 팀들과 만나 교류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코치는 "올해 창단한 팀 치고는 현재 손발이 무척 잘 맞고 있다. 선수들의 의욕이 대단하다"면서"상대팀인 젠틀블루가 송파구 쪽에서는 꽤 실력 있는 팀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사회인 팀이라 투수력이 약하다 보니 10점 안팎에서 승부가 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신생팀으로 훈련 시간이 부족해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두 번은 주말에 모여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다.
봉황기 예선은 토너먼트로 녹아웃 방식이어서 4권역(서울 강남구)에 속한 팀31은 젠틀블루와의 1회전에서 승리하면 동양증권-허슬러의 승리팀과 2회전을 치르게 된다.
"1승이 목표"라는 김 코치는 "내년부터는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좀 빨리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 봉황기 권역별 대진 추첨 29일 모두 완료
대회 개막을 나흘 앞둔 봉황기 전국 사회인클럽야구대회의 대진 윤곽이 가려졌다.
지난 18일 서울 및 수도권(1~6권역) 예선 대진 추첨을 시작으로 25일 김천(9권역ㆍ충청 및 경북), 27일 광주(7권역ㆍ전라) 추첨까지 끝난 상태. 29일로 예정된 진주(8권역ㆍ경남)를 마지막으로 봉황기 대진은 모두 확정된다.
김천시 스포츠센터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추첨 결과 9권역에서는 내달 17일 오전 8시 플라밍타이거스와 아톰월드의 첫 경기를 포함해 총 5경기를 시작으로 지역 예선에 돌입한다. 경기는 김천시에 있는 김천 중앙중학교에서 치러진다. 7권역 추첨이 끝난 광주에서는 광주시 북구 용전동에 있는 용산 A구장과 광산구 남산동에 있는 본량구장으로 나뉘어 7권역 예선이 펼쳐질 예정이다. 29일 추첨이 진행될 8권역 예선 장소는 진주 연암공대 야구장이다.
한편 지난 26일 수원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천하무적야구단-신한레전드의 경기 등 비로 취소된 1권역 예선 4경기는 7월23일 또는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기로 하고 수원시와 협의 중이다. 향후 취소 경기에 대해서는 대회 사무국과 지자체가 협의를 통해 일정을 잡기로 했다. 한국일보와 대한야구협회, 한국야구위원회(KBO),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봉황기 전국 사회인클럽야구대회는 오는 2일 경기 이천에 있는 서정환볼파크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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