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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서 연출가로…뮤지컬 '모비딕' 선보인 조용신씨/ "창작이 아닌 '독립 뮤지컬'로 불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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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서 연출가로…뮤지컬 '모비딕' 선보인 조용신씨/ "창작이 아닌 '독립 뮤지컬'로 불러달라"

입력
2011.06.2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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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에 관심이 가는 건 8할이 이 사람 때문이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창작 지원을 받아 24일부터 사흘간 대구 문화예술전용극장CT에서 공연된 '모비딕'은 오랜 기간 뮤지컬 평론가로 활약한 조용신(43)씨가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허먼 멜빌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7월 19일부터 8월 20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공연을 앞두고 있다.

조씨는 국내 대표적 뮤지컬 제작사 설앤컴퍼니에서 5년 간 제작감독으로 일했다. 현재는 CJ문화재단 신인 공연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뮤지컬 마니아 사이에 바이블로 여겨지는 저서 를 아내인 극작가 이수진씨와 함께 쓰기도 했다.

'모비딕'에 뮤지컬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조씨의 이런 다방면의 활동 덕분이다.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그의 이번 연출은 도전과 모험의 연속이다.

그는 뮤지컬계가 젊은 남자 배우의 대중적 인기를 앞세운 대형 라이선스 공연과 흥행 요소가 부족한 창작 뮤지컬로 양분된 상황에서 '독립 뮤지컬'이란 개념을 들고 나왔다.

"영화처럼 독립뮤지컬 개념을 공론화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뮤지컬은 자본의 성격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져야 해요. 돈을 벌고 싶은 투자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만든 뮤지컬은 철저히 상업적이어야 하고, 비영리재단의 자본으로 만들면 예술적인 성취를 목표로 삼아야죠. 지금 많은 국내 뮤지컬이 둘 사이의 어중간한 상태에 놓여 있어요."

조씨는 특히 "대중성에서 다른 공연 장르를 압도하는 뮤지컬은 잘 활용하면 사회비판적 내용까지도 널리 전파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모비딕'을 통해 유럽에서는 흔하지만 국내에는 생소한 '액터 뮤지션 뮤지컬' 양식을 선보인다. 악기 연주가 가능한 7명의 배우가 출연해 악기를 몸의 일부이자 캐릭터 자체로 표현한다. 예컨대 바이올리니스트가 연기하는 작살잡이 퀴퀘크는 현란한 연주를 선보이다가 연기를 시작하면 활을 작살로 활용한다. 흰 양복을 입은 더블베이스 연주자는 악기의 유려한 곡선을 앞세워 흰 고래 모비딕을 연기한다.

출연진은 대부분 전문 연주자들로 구성했다. "음악이 풍성하게 들어간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다"는 조씨는 "7명의 배우가 연기와 연주, 노래, 춤 모든 것을 해내는 것에 대한 경외감이 색다른 뮤지컬의 재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6개월 이상 가르쳤지만 여전히 부족한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는 서울 공연을 앞두고 풀어야 할 숙제다.

평론가로서 조씨는 최근 한국 뮤지컬계가 작품의 힘보다 배우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창작자의 노력이 더 요구되는 시기. 연출가로서 그는 '모비딕'을 통해 한국 뮤지컬계의 다양성을 실현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배우 안무가 등 배경에 따라 연출가의 색깔도 다른데, 다양한 경험을 살려 스태프들이 각자 제 몫을 다하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는 연출가로 남고 싶다"며 "젊은 창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에도 애쓰겠다"고 말했다. (02)747-4886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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