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7월 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홍색문화 캠페인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그 실효를 놓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칭(重慶)시 보시라이(薄熙來) 당 서기가 주도하는 홍색가요(紅歌·홍거·중국 공산당의 혁명가요) 부르기 캠페인이다. 2년 전 시작한 이 행사는 최근 충칭을 넘어 베이징(北京)으로까지 확산됐는데 지금까지 8,000여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10만4,000여회 개최됐으며 순수경비 2억1,100만위안(351억원)을 포함해 2,700억위안(45조1,540억원)의 사회적 총비용이 들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허빙(何兵) 정법대 법학원 부원장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충칭시가 2011년 중국 국방예산(6,010억위안)의 절반 가량을 지난 2년간 홍색가요 부르기 행사에 지출했다며 "홍색 캠페인이 전국으로 확산되면 사회적 비용이 수조위안대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 부원장은 "35년 전 문화대혁명 시기에도 홍색가요 부르기 등 홍색 캠페인이 전국으로 퍼졌지만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며 "거기에 들어간 돈을 서민을 위한 의료보험이나 주택 마련 등 실질적 사회보장 제도에 투입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시라이 당서기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도 과도하고 맹목적인 홍색 캠페인에 쓴 소리를 보탰다. 그는 26일 한 회의에서 "중국경제가 괄목할 성장을 거뒀지만 사회 기층인 라오바이싱(老百姓)의 경제·정치권익 보장이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우환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것이 맹목적 홍색가요 부르기 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왕 서기의 언급은 최근 광둥성에서 잇따라 일어난 농민공 시위 등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주입식 '홍색 이데올로기' 보다 현실적 해결방안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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