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본청과 수도권의 조사국장들을 대거 교체하는 등 핵심 조직인 조사국을 확 바꾼다. 이는 국세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로, 최근 전ㆍ현직 간부들이 비리 혐의로 잇따라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이현동 국세청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국세청에 따르면 본청과 서울국세청, 중부국세청 등의 주요 조사국장 10자리 중 5자리를 동시에 교체하는 인사를 29일 단행한다.
‘국세청 중수부장’이라고 불리는 본청 조사국장에는 임환수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 내정됐다. 또 대기업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에는 김영기 중부국세청 조사1국장이, 특별 세무조사를 맡는 조사4국장에는 하종화 본청 개인납세국장이 각각 이동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부국세청 조사1국장과 조사3국장 역시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됐다. 수도권 조사국장 총 10자리 중 절반인 5자리가 한꺼번에 바뀌는 것이다.
국세청 조사 업무를 총괄하고 기획하는 역할을 맡게 된 임 국장은 조사국장 중에서도 꽃으로 불리는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과 조사4국장을 모두 지낸 최초의 인물. 국세청 관계자는 “임 국장의 경우 그동안 엄정한 조사 능력과 깨끗한 면모를 보여준 것이 이번 조사국 쇄신 인사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됐다”며 “김 국장과 하 국장 등 조사국 라인에 새로 영입된 간부들도 오랜 기간 조사 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희완 전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이 퇴임 후에도 ‘사후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세청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직의 핵심인 조사국을 바꿔야 국세청 전반에 대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이 청장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사전 경고의 성격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세청은 이번 인사와 함께 세무비리 방지 등 내부 감찰시스템과 직원 교육체계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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