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세계의 시선은 다시 대관령에 집중된다. 해발 700m의 청량한 여름을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들이 만드는 제8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가 가로지른다. 7월 24일~8월 13일 강원도 일대에서 펼쳐질 올해 행사의 사령탑은 정명화ㆍ경화 자매. 강효 예술감독의 뒤를 이어 음악제를 진두 지휘할 이들은 28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새로운 원년을 선언했다.
첼리스트 명화씨는 "7년에 걸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내악 축제로 나아갈 도약대에 섰다"며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최고의 음악가를 2,3년 전에 섭외해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최고의 연주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이 음악제에 여섯 차례 참여한 경험은 그의 실제적 자산이다. 자리를 함께 한 김동호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정씨 자매의 참여는 이 행사가 세계적 수준으로 승격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해의 주제어는 'Illumination(빛이 되어)'. 브람스, 바르토크, 멘델스존 등 대 작곡가들이 죽음을 앞두고 삶의 의미를 통찰한 작품들을 모았다. '저명 연주가 시리즈'는 음악제의 꽃으로, 세계적 연주자들이 꾸미는 무대다. 김남윤(바이올린), 로베르토 디아즈(비올라), 김인혜 클라라(첼로), 신수정(피아노) 모두 45명의 주자가 출연한다. 쳄발로의 오주희, 전자 음악의 임종우씨 등은 무대의 분위기를 일신해 준다.
해외 음악계에서 '제2의 윤이상'으로 불리는 재독 여성 작곡가 박영희씨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타령6'은 7월 28일에 아시아 초연, 사임당의 시 '사친(思親)'을 모티브로 지은'만남1'은 29일에 국내 초연된다. 각각 6중주와 4중주로 펼쳐질 이들 작품은 서양 악기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표출, 유럽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재독 신예 지휘자 성시연씨도 대관령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29일 모차르트의 '레퀴엠' 등을 지휘할 성씨는 "이 음악제는 탱글우드, 아스펜 등 세계적 음악제를 능가하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것"이라며 깊은 관심과 기대를 보였다.
올해는 저명 연주가 시리즈를 8회에서 9회로 늘렸다. 또 강원도 내에서 진행되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6회에서 8회로 확대해 지역민들이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길을 넓혔다. '찾아가는 음악회'는 7월 24일 철원을 시작으로 8월 8일까지 월정사, 강릉 등지에서 펼쳐진다. 행사 기간 중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리는 '마스터 클래스','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 등은 강원도민에게 무료다. 세계적 비올리스트이자 커티스 음악원 총장인 로베르토 디아즈와 갖는 '음악가와의 대화'도 마찬가지. 딸림 행사로 마련되는 음악학교에는 14개국의 음악 학도 164명이 참가해 대관령에 대한 짙은 추억 하나씩을 길어 갈 것이다. (02)725-3394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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