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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검찰 권력 바꿔야" 경찰이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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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검찰 권력 바꿔야" 경찰이 1인 시위

입력
2011.06.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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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출근시간 서울 미근동 경찰청 정문. 우산을 받쳐든 한 남성이 정문 앞에 자리를 잡고 섰다. X자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목에는 자신의 주장을 담은 종이판을 걸었다. 흔히 볼 수 있는 1인 시위 장면이다.

이날 1인 시위 당사자는 다름 아닌 경찰이었다. 서울 관악경찰서 서증원(41ㆍ경찰대 10기) 경위가 "경찰수사권의 법제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위에 나선 것. 목에 걸린 종이판에도 '6ㆍ20 형사소송법 합의안 원천무효'라고 적혀 있다. 최근 합의된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을 무효화하고 새로 만들자는 주장이었다.

서 경위는 "경찰 수사권 법제화를 통해 범죄의 사각지대에 숨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을 바꿔야 한다"며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가 수사 분야에 적용될 때 검찰 수사권 남용 논란도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 경위는 이 분야에 대한 이론 연구만 6년 반을 한 인물. 서 경위는 2009년 독일 빌레펠트대학에서 '경찰 조직 내부적 민주화 과정에서 경찰 노조의 역할'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경찰의 신뢰 회복이 어려운 이유는 조직의 민주화, 의사소통과도 관련이 있지만 최근의 검ㆍ경 수사권 갈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말했다. 서 경위는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국민의 편에 서서 일을 하면서도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해 학문적으로 연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한스뵐클러장학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면서 6년 반이나 유학생으로 살았다. 1994년 임용된 그가 아직 경위를 달고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동료들은 대부분 경정 계급을 달았다.

경찰 수사권 법제화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그는 병마와도 싸우고 있다. 작년 8월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아 항암 치료도 진행 중이다. 서 경위는 병가를 내고 1인 시위에 나섰기 때문에 징계 대상은 아니라는 게 경찰청 설명이다.

한편 일선 경찰관과 전직 경찰, 경찰 가족 등 3,899명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에 수사권 조정안 수정을 위한 청원서를 내는 등 집단 행동을 이어갔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최근 발표된 형사소송법 개정 정부 합의안이 위헌적이고, 반인권ㆍ반민주적인 독소 조항을 가진 데다 합의에 이르는 형식과 절차에서도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입법절차를 통해 이 문제를 재논의하고 전면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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