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베일 벗은 '트랜스포머3' 더욱 강해졌다… 더욱 화려해졌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베일 벗은 '트랜스포머3' 더욱 강해졌다… 더욱 화려해졌다

입력
2011.06.27 17:39
0 0

절치부심. 29일 개봉하는 '트랜스포머3'를 가장 잘 설명하는 사자성어일 듯하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엔 좀 주저하게 되지만, 2편보다 나은 3편을 만들기 위한 노력엔 박수를 쳐줄 만 하다. 액션은 더 강해졌고, 컴퓨터 그래픽은 더 화려해졌으며 3D라는 최신 무기까지 장착했다. 올 여름 적어도 볼거리 면에서 이 영화를 압도할 작품은 없을 듯하다. 쉴새 없이 몰아치는 공갈빵 같은 로봇 액션이 동공을 사로잡고, 기울어지는 고층 빌딩에서 펼쳐지는 액션이 아찔한 스릴을 선사한다.

이야기의 스케일부터 부피를 키웠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끌어오고, 체르노빌 원전을 주요 소재로 택했다. 인류 전체를 노예로 삼으려는 거대한 음모를 밑그림 삼았다.

샘(샤이아 라보프)이 백수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인류를 돕는 오토봇 군단이 세계 평화를 도모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인류의 첫 달 착륙이 달에 불시착한 오토봇 비행체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도입부 설정은 흥미를 자아낸다. 달 착륙을 둘러싼 최근의 여러 음모이론을 응용한 셈. 체르노빌 원전이 구 소련의 로봇 에너지 연구를 위한 시설이라는 상상력도 인류가 원전 공포에 사로잡힌 지금, 꽤 시의적절하다. 달에서 발견된 오토봇 군단의 옛 지도자 센티넬 프라임이 자신들의 행성이었던 사이버트론을 지구로 옮겨오려 하면서 전쟁이 벌어진다는 설정도 꽤 창의적이다.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을 결합시켰음에도 이야기 전개는 불친절하고 허술하다. 여러 볼거리를 접하기 위해선 잔말 말고 따라오라는 식. 센티넬 프라임이 본색을 드러내는 중반부까지 지리멸렬하다.

영화의 핵심인 볼거리는 대부분 후반부에 몰려있다. 악당 로봇 디셉티콘 무리의 리더 메가트론과 손잡은 센티넬이 시카고를 근거지로 오토봇과 벌이는 일대 전투는 현란하기 그지 없다. 한적한 이집트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더욱 썰렁해 보였던 2편의 액션은 시가전을 통해 촘촘한 볼거리를 구현한다. 아나콘다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로봇이 고층빌딩을 몸으로 둘러 두 동강 내는 장면, 등장인물들이 45도 가량 기울어진 고층빌딩 안팎에서 사력을 다해 디셉티콘 무리와 싸우는 모습, 특수부대원들이 고층빌딩 사이를 자유자재로 활공하는 액션 등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현기증과 함께 발바닥이 간지러워지는 경험을 체험케 한다. 3D를 통해 더욱 섬세하게 전해지는 로봇들의 표정도 전편보다 나아진 볼거리라 할 수 있다.

1, 2편에 이어 마이클 베이가 메가폰을 쥐었다. '아마겟돈'과 '더 록' 등 여러 블록버스터를 연출했던 할리우드의 간판 감독은 탁월한 이야기꾼이 아니라 빼어난 비주얼리스트임을 새삼 입증한다. 그는 152분의 만만치 않은 상영시간 동안 깊고 풍부한 이야기보다 볼거리에 집중한다. 한 20~30분 과감히 여러 장면을 잘라내도 이야기 이해엔 전혀 무리가 없을 듯. 화려한 볼거리가 뒤로 갈수록 점차 효력을 잃어가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3편에도 여전히 적용된다.

1, 2편에서 샘의 연인이었던 미카엘라(메간 폭스)를 대신해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새롭게 등장한다. 베이와 폭스의 불화 때문이란 소문이 있는데 샘의 어머니 대사가 흥미롭다. "(너를 차버린)그 여자 완전 싸가지였어." 12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