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엔 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반기문 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67)여사가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반 총장의 일상과 내조법 등을 진솔하게 소개했다. 24일 뉴욕 맨해튼 서톤 플레이스 관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 여사는 "연임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 국민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아직도 '세계 퍼스트 레이디'라고 하면 몸이 막 오그라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유 여사는 "반 총장이 한국 사람이란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외국여행 때 경제ㆍ정치적으로 성공한 한국을 예로 들어 어려운 나라에 용기와 희망을 준다"고 전했다. 그는 반 총장이 2009년 1월 전쟁 상태이던 가자지구를 방문해 셔틀외교를 하고, 폭탄 맞은 건물 앞에서 연설할 때 모습이 가장 자랑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유 여사는 "반 총장을 고등학교 때 만나 올해로 40년째 동반자로 살고 있다"며 "37년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이사도 수십 번 다녔고 짐을 참 많이 쌌는데, 요즘은 수도 없이 여행가방을 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반 총장이 외유를 하지 않을 때는 "밤 12시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에 일어나 수험생처럼 수많은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생활을 이어간다"면서 "공식 일정이 없는 주말에도 외국 정상들과 통화화는 데 거의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이런 반 총장에 대해 "가장으로서 50점은 너무 박하고, 70점 정도"라고 점수를 매겼다.
반 총장이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가장 탈 권위적이란 평가에 대해선 "그런게 또 가끔 가다 문제가 되기도 하죠. 카리스마가 없다고"라며 웃었다. 일부에서 반 총장의 외교 스타일을 '조용한 외교'로 평가하는 것에는 "할 말을 안 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 같다"며 거부감을 표했다. 유 여사는 "(반 총장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힘 없는 사람을 위해 대신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유 여사는 "남편의 경력에 해가 되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고 있다"고 내조법을 소개하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문화나 자선행사는 꼭 가려 하고, 여성이나 질병 관련 행사에는 패널로도 참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 본부에는 192개국 대사 부인들이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며 "총회에 참석하는 정상부인들과 매년 자폐아 관련 회의를 할 만큼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유 여사는 한국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에 대해 "유엔 고위직 가운데 여성 비율이 40%라고 들었다"면서 "우수한 잠재능력을 지닌 한국 여성들도 사회 각 분야 진출에 적극 참여하고 사회발전에 이바지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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