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4일 처음 열린 여ㆍ야ㆍ정 협의체에서 여당과 야당, 정부는 처음부터 충돌했다. 여ㆍ야ㆍ정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실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가졌지만 날카로운 신경전만 벌이고 소득 없이 돌아섰다. 협의체는 내주부터 매주 한 차례씩 모임을 갖고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인사말을 할 때부터 민주당을 압박했다. 협의체 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은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 한미 FTA가 비준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경제적 차원뿐 아니라 한미동맹 차원에서도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도 "한미 FTA 여론을 보면 2대 1로 찬성 비율이 높고 국민들은 이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미국의 요구에 따른 이번 정부의 자동차 재협상 결과로 양국간 이익의 균형이 무너진 점을 민주당은 우려하고 있다"고 맞섰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은 "한미 FTA는 경제 합방이다. 경제 강대국인 미국과의 합방은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홍재형 의원은 "FTA로 반미 감정이 생기면 한미 관계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내달 8일 외통위 차원에서 한미 FTA 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여ㆍ야ㆍ정 협의체는 여야 동수(각 5명)로 구성됐으며 정부 측에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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