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3개월째 갈등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고립된 아마디네자드가 최근 자신과 하메네이를 '아들과 아버지'에 비유하며 관계 복원을 꾀했지만,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하메네이 측은 "혁명 지도자와는 지도와 피지도의 관계만 있을 뿐"이라며 "부자 사이가 무슨 의미냐"고 공격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의 항복마저 믿지 못하겠다는 이런 반응 속에, 아마디네자드의 핵심 측근 모하메드 샤리프 말레크자데 전 외교차관이 부패 혐의로 23일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뉴욕타임스는 이 역시 두 사람 갈등의 연장으로 해석했다. 아마디네자드의 또 다른 측근 에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두고도 위험한 인물이라며 체포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계속되는 공격 속에 아마디네자드 일부 측근들은 하메네이에게 충성을 서약했다.
보수 성향인 두 지도자의 갈등은 아마디네자드가 종교의 정치 개입을 기피하면서 시작됐으며 특히 4월 정보장관 해임 문제로 충돌하면서 더욱 커졌다. 당시 아마디네자드가 자신을 감시한 의혹이 제기된 정보장관을 해임하자 하메네이는 복직을 지시했다. 아마디네자드는 이에 반발, 11일간 일을 손에서 놓았다가 하메네이가 물러나라고 경고하고 의회 역시 배교행위라며 탄핵을 추진하자 업무에 복귀했다. 아마디네자드는 그간 석유장관, 체육장관, 외교장관을 포함해 조각을 할 때도 하마네이 측의 공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이 결국 타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통령이 최고 지도자에게 도전할 제도적 권한이 부족한데다 하메네이도 신정체제를 위협할 대통령 탄핵보다는, 힘 빠진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신정체제인 이란에서 선거로 뽑힌 대통령은 최고 지도자 아래에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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