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조해현)는 24일 조세포탈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연차(66)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에 벌금 190억원을 선고했다. 또 실형 선고에 따라 박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2008년 12월 구속된 박 전 회장은 지병을 이유로 2009년 11월 보석 결정을 받았다.
재판부는 “박씨의 세금포탈액이 상당하고, 사업목적 달성을 위해 부정한 수단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은 법을 가볍게 여긴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며 “적지 않은 공직자들이 (박씨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수수해 부정부패와 비리의 근절이라는 사회의 바람을 저버리게 한 점 등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지난 1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박 전 회장이 포탈한 세금액수를 100억여원 감경해 174억원으로 결정했으며,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배임증재 혐의는 진술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박 전 회장은 세종증권과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 주식 차명거래에 따른 양도소득세 44억여원과 홍콩법인 APC에서 차명으로 배당을 받은 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 242억원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기소됐다. 또 휴켐스 인수를 위해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20억원과 미화 250만 달러를 건넸으며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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