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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섭 前한국폴리텍 대학 학장 "귀농도 배워야 할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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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섭 前한국폴리텍 대학 학장 "귀농도 배워야 할 수 있더군요"

입력
2011.06.2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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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보름 만에 정확히 8㎏이 빠졌어요."

올해 4월 충남 서산시 해미에 정착한 '초보 농부' 황규섭(67) 전 한국폴리텍 대학 학장의 하루는 새벽 5시30분에 시작된다. 황 전 학장은 "곰치 등 산나물을 키우고 개 한 마리, 닭 열 마리, 오리 두 마리를 돌본다. 이웃의 일까지 도와주다 보면 땀으로 흠뻑 젖어 하루에 세 번씩 샤워를 한다"며 "부모님 병환으로 서울에 남아 있는 집사람은 쉬면서 하라지만 자연 속에서 바쁘게 일하니 확실히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 전 학장은 2006년 정년퇴임했다. 이후 전자통신 분야 중소기업 부사장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교수 생활을 하다가 민간 업체에서 돈 벌어다 주는 일을 하려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성격이 곧이곧대로라 농업이 적성에 맞을 것 같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니 풀하고 대화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해 3월 사표를 낸 황 전 학장은 인터넷 검색창에 '귀농'이라는 단어를 치는 것으로 귀농준비를 시작했다. 인천에서 태어나 도시를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는 그는"귀농을 결심했지만 그때까지 사실 풀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여기저기 알아보다 황 전 학장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귀농학교를 알게 됐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벼 심기부터 농업의 기초를 배웠다. 교육과정 중 곰치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곰치는 발암물질을 억제해 주는 데다 맛도 좋고 한번 심으면 1년에 12번까지 수확을 할 수 있어 초보자가 키우기에 좋다"며 "지금은 시험재배를 하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해 곰치캔음료수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황 전 학장은 귀농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봉평 산나물연구소 등을 다니며 꾸준히 귀농준비를 했다. 그는"귀농학교서 현장실습을 할 때는 거의 머슴살이를 했다"며 "농사도 배워야 지을 수 있어 준비를 안 하고 귀농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황 전 학장 같이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시는 27일부터 내달 5일까지 맞춤형 귀농교육 하반기 교육생 65명을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전원생활형 40명, 창업형 25명을 모집한다. 전원생활형 교육은 귀촌을 희망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3주 간 진행되며 농업 기초이론 교육, 농업 실습체험을 통해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도와준다. 창업형은 귀농을 원하는 시민을 위한 과정으로, 농업기술과 경영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을 2개월 간 받을 수 있다. 서울 거주 시민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귀농계획서 심사와 면접을 통해 교육생을 선발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농업기술센터(02-459-6753~4)나 센터 홈페이지(agro.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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