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백선엽 다큐멘터리가 24일 방영된다. KBS 1TV는 한국전쟁 61주년을 맞아 24, 25일(각각 밤 10시, 10시30분) 이틀간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전쟁과 군인'을 내보낸다. 시민ㆍ언론단체들은 이 다큐가 항일세력 토벌로 악명이 높았던 백선엽의 간도특설대 활동 등 친일 행적을 쏙 빼고 문제적 인물을 미화했다며 방송 중단을 촉구해 왔다.
방송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활약한 백선엽 장군과 각국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통해 전쟁을 되돌아 본다. 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가 제공한 200시간 분량의 한국전쟁 미공개 영상도 공개된다. 1부 '기억의 파편을 찾아서'에서는 개전 초기 한국군 열세 원인을 짚고 백선엽 장군이 이끈 1사단의 활약을 조명한다. 2부 '싸움의 능선을 넘어'는 백선엽 장군이 금성돌출부 전투에서 중공군에 대승을 거둔 과정이 자세히 소개된다.
제작진은 이번 다큐가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백선엽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췄으며 친일행적을 다루지 않은 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항일 독립운동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간도특설대는 가장 악랄하게 조선인 항일세력을 탄압한 대표적 친일 조직"이라며 "단 한 번도 공식 사과하지 않은 백선엽을 다큐까지 만들어 영웅으로 미화하는 건 역사를 기만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83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ㆍ독재 찬양 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도 "백선엽 다큐를 방송하는 것은 반공 안보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친일 과오를 덮는 민족반역 행위"라며 20일부터 KBS 본관 앞에서 방송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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