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1)~(4) 중 한 가지만 해당하면 알코올 남용이다. (1) 반복 음주로 직장과 학교, 가정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2)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술을 마신다(음주 운전, 취중 기계작동 등). (3) 음주와 관련된 법적 문제가 반복 발생한다(체포, 교통사고). (4) 술로 인해 사회ㆍ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겨도 계속 마신다(부부 싸움, 신체적 다툼).
한 역학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알코올 남용 비율은 12%, 알코올 의존증은 10%에 이른다. 22%가 알코올 장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에 엄격한 서구식 잣대를 적용하면 우리나라에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문제는 알코올에 관대한 국민의식이 알코올 환자 치료를 방해한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 선정 알코올 전문 치료기관인 다사랑중앙병원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병원측은 지난 1년 간 치료를 끝내지 않고 조기 퇴원(입원 한 달 이내)한 425명에게 그 이유를 물어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나 가족이 알코올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서'가 54%로 나타났다. 이는 직장문제, 가족사정, 경제문제 등을 합한 수치보다 높다. 가족들은 '환자가 술을 끊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치료가 잘 된 것 같다' 등 자의적 판단에 따라 전문치료를 중도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환자는 물론 가족도 알코올 중독을 전문적으로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뇌 질환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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