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다니엘씨는 명문대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3년간 백수생활을 거친 뒤에야 취업이 됐다. 대학시절 한 파티에서 친구들과 재미로 찍은 야한 동영상이 아직도 인터넷을 떠돌고 있어서다.
젊은 시절 무심코 인터넷에 올린 글이나 사진이 직장운을 가르는 세상이 됐다. 입사지원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 궤적을 조직적, 체계적으로 뒷조사하는 대행업체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21일(현지시간) FTC가 입사지원자의 인터넷 자료를 조사하는 업체인 소셜인텔리전스의 업무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당사자가 동의할 경우로 제한한다는 단서가 붙긴 했다. 이는 "당신이 구직 활동에 나설 때 누군가 당신의 SNS를 뒤져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FTC는 또 조사업체가 이런 자료들을 7년간 보관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사실상 기업들이 인력 채용시 페이스북 등 구직자의 SNS를 살펴보기 시작한 지는 오래 됐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사 조사에 따르면 채용담당자의 79%가 지원자의 SNS 정보를 검토한다고 답했다. 소셜인텔리전스 같은 전문 대행업체가 등장한 것도 자연스러운 결과다.
소셜인텔리전스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회사의 의뢰를 받고 조사해 전달한 사례 중에는 구직자가 총과 칼 등 무기류를 들고 있는 사진을 SNS에 게재한 경우, 페이스북 내 인종차별주의 단체에 가입한 경우 등이 있었다.
소셜인텔리전스는 그러나 SNS 사용자들의 반발을 감안한 듯 "조사대상은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등 SNS와 블로그, 동영상 및 사진 공유사이트 등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구직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조사한다"고 선을 그었다.
FTC의 이번 조치는 SNS를 사용하는 구직자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내 구직자의 절반 이상이 SNS에서의 나쁜 평판 때문에 취업에 실패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온 터다. 이 때문에 졸업을 앞둔 미 대학생들은 SNS에 문제가 될 내용들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온라인 상의 개인 정보를 삭제하고 나쁜 평판을 '세탁'해주는 이미지 관리 회사까지 등장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포브스는 "인터넷에 한번 올라간 글과 사진을 지우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올리기 전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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