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올라가면서 뇌수막염이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뇌수막염은 뇌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뇌막염이나 수막염, 뇌수막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일년 내내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대체로 기온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4~5월 남부 지역에서 발생하고, 중부 지역으로 점점 올라와 6~8월에는 서울과 강원도까지 확산되다가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하면 서서히 줄어든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의 80% 이상이며, 대개 감기에 걸리면서 잘 생긴다. 드물게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대부분 7~10일이면 거의 완전히 회복된다.
장상현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발열이나 두통이 생기고 구토와 복통 등의 소화기 증상도 나타나 감기나 위장관염으로 잘못 알기도 한다"고 말했다. 뇌수막염은 심하면 목이 뻣뻣해져서 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구토와 고열로 탈진돼 몸이 처지기도 한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후유증이 거의 없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확히 진단하려면 척추에서 뇌척수액을 채취해 검사한다. 이는 뇌척수액의 압력, 백혈구의 모양과 개수, 단백질, 당의 양을 측정하고 직접 원인균을 배양해 무균성 수막염과 세균성 혹은 결핵성 수막염으로 구별한다.
장 교수는 "뇌수막염을 예방하려면 외출한 뒤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며 "특히 장바이러스는 주로 대변에 많으므로 대변본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돗물은 물론 정수기 물도 끓여 마시고, 음식은 항상 익혀 먹어야 한다. 그는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영유아는 놀이방이나 유아원에서 순식간에 전염되기도 한다"며 "뇌수막염이 유행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