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예멘 남부에서 22일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라비아해 연안 하드라마우트주 수도 알 무칼라에서 60명 이상의 죄수가 탈옥해 인근 산악 지대로 도망갔다. AFP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정부 관리를 인용해 "중무장한 알 카에다가 외부에서 감옥을 공격해 이들을 꺼내갔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교도관 한 명이 사망하고 두 명이 다쳤다.
그러나 하드라마우트의 반정부단체 대변인 나세르 바카주즈는 "정부가 이들의 탈옥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명이 끝나가는 알리 압둘라 살레 정권이 예멘을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뜨리려는 공작"이라며 "알 카에다가 외부에서 감옥을 부수고 조직원을 빼갔다는 정부 발표는 날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 무칼라 교도소에는 100명 이상의 알 카에다 조직원이 수감돼 있었고, 이 가운데 58명은 재판에서 징역형을 받은 상태였다. AFP통신은 다른 보안 관리의 말을 인용해 탈옥에 성공한 죄수는 모두 62명이며, 또 다른 2명은 탈출 후 다시 체포됐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탈출한 죄수가 40여명이라고 보도했다.
예멘에서는 2009년에도 23명의 알 카에다 조직원이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탈출한 조직원 중엔 현재 아라비아반도 알 카에다(AQAP)의 중심 인물로 떠오른 카심 알 라이미도 포함돼 있다.
33년 독재를 끝내기 위한 반정부 시위로 예멘 전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알 카에다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알 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장단체 안사르 알 샤리아는 지난 달 말부터 아비얀주 수도 진지바르를 장악하고 정부군과 교전을 계속하고 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대변인 엘리자베스 바이어스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라흐즈주에서 1만명, 아덴주에서 1만5,000명, 아비얀주에서 1만5,000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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