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29ㆍ롯데)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거포다. 지난해 타격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의 방망이는 올해도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 두산전에서 시즌 18호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최형우(삼성ㆍ14개)와는 4개 차.
21일 현재 홈런을 비롯해 타율(0.368) 타점(61개) 출루율(0.452) 장타율(0.644) 최다안타(88개) 등 타격 6개 부문 1위다. 득점도 43점으로 전체 5위. 부상 없이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2년 연속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 수성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개인성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늘 팀 성적이 마음에 걸리는 이대호다. 홈런을 친 날, 팀이 패하기라도 하면 "홈런은 쳤지만 팀이 패해 별 다른 의미가 없다. 홈런을 쳐 팀 승리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자주 말하는 그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들어 이대호의 홈런은 본인이나 팀에게도 다소 아쉬운 측면이 많은 게 사실이다. 솔로홈런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쏘아 올린 18개의 포물선 가운데 11개가 1점 홈런이다. 특히 지난 5월15일 부산 KIA전부터 같은 달 28일 광주 KIA전까지 5경기에서 터트린 홈런이 모두 솔로포다. 이달 들어 때린 홈런 5개 가운데 3개 역시 1점 홈런이다.
이대호만의 문제가 아닌 팀 전체, 특히 상위타선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1~3번이 출루율을 높여 '밥상'을 잘 차려 놓아야 이대호 타석 때 대량 득점이 가능하다. 롯데가 하위권에서 벗어나 목표였던 우승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승리 방정식이기도 하다.
톱 타자 전준우는 타격(0.291)과 수비에서는 별 다른 흠이 없지만 삼진이 무려 51개로 팀 내 최다. 손아섭 역시 팀에서 세 번째로 삼진(44개)이 많다. 두 선수 등 상위타선이 삼진을 줄여 현재에도 나쁘지 않은 출루율(0.366ㆍ0.361)을 더욱 끌어 올려야 승리할 가능성이 그 만큼 커진다.
이대호가 올시즌 각각 한 차례씩 기록한 3점 홈런과 만루홈런이 자주 나와야 총체적 난국에 빠진 '부실 마운드'에 대한 우려를 그나마 떨치고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 나갈 수 있는 롯데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