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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리둔 동방송레이엔터테인먼트 대표/ "아리랑으로 韓·中 합작 뮤지컬 만들어 세계 진출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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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리둔 동방송레이엔터테인먼트 대표/ "아리랑으로 韓·中 합작 뮤지컬 만들어 세계 진출하고 싶어"

입력
2011.06.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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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모두가 아는 '아리랑'으로 한중 합작 뮤지컬을 만들고 싶습니다."

중국의 유명 뮤지컬 제작자인 리둔(李盾ㆍ48) 동방송레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말이다. 7월11일까지 열리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폐막작 '사랑해, 테레사'를 들고 방한한 그는 '아리랑' 뮤지컬에 대해 "2008년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리 대표는 "아리랑은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고향이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추억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랑은 멜로디가 친숙하고 창법도 굉장히 흥미로워요. 한국과 북한은 물론 동북3성을 비롯한 중국, 일본 사람들도 잘 알죠. 동북아시아가 서로 물고 뜯은 아픈 역사도 있지만 아리랑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DIMF도 그의 제안에 반색하고 있다. 배성혁 DIMF 조직위원장은 "리 대표가 한중 양국 배우가 출연하는 합작 뮤지컬 '아이랑' 제작을 계속 권유해왔는데, 내년 뮤지컬 '투란도트'의 베이징 공연 이후 '아리랑'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 대표는 중국의 창작 뮤지컬 부흥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제작자다. 발레리노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현대무용단 무용수로도 활약한 그는 1988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본 뮤지컬 '레 미 제라블'에 감동해 뮤지컬과 공연산업 공부에 전력했다. 그는 97년 중국 항저우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첫 뮤지컬 '백사전 (白蛇傳)'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후 '서시(西施)' '버터플라이즈'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중국 뮤지컬계 거물로 떠올랐다.

DIMF 폐막작 '사랑해 테레사'는 동명 영화 주제곡 '첨밀밀(甛蜜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대만가수 등려군(鄧麗君ㆍ테레사 텅)의 삶을 다룬 뮤지컬이다. 그는 "중국 본토에도 10억명 이상의 팬이 있었지만 대만에서만 활동하다 95년 생을 마감한 그녀의 혼이 공연을 통해서라도 본토에 오게 하고 싶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리 대표는 투자 유치에도 뛰어난 수완을 발휘해왔는데, '사랑해, 테레사'도 예외가 아니다. 광둥성 동관시와 베이징시 동구가 지분 일부를 소유한 동방송레이가 각각 50억원을 매칭펀드 형식으로 출자해 제작한 이 공연은 움직이는 2층 집을 비롯한 호화 무대장치가 볼거리다. 84톤에 달하는 무대장치를 옮기 위해 대형 콘테이너 6대가 동원됐을 정도다.

리 대표는 "정부는 명예를 좋아하고 사업가는 이익을 좋아하니 합자는 당연한 결과지만 중국에서도 자치단체가 업적만 남기려는 목적으로 뮤지컬 제작에 손을 댔다 실패한 사례가 많다"며 서로 윈윈 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 대표는 뮤지컬을 통한 문화교류에도 관심이 많다. DIMF가 동명의 오페라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투란도트'의 공연 첫날인 20일 이 공연의 중국 내 라이선스를 사들였다. '투란도트'가 동관시 뮤지컬 페스티벌에 초청받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나를 배우는 자는 살 것이며, 나를 따라 하는 자는 죽을 것이다.' 중국 화가 치바이스(薺白石)의 말을 빌려 창작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한국과 일본 뮤지컬계를 반면교사로 삼는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뮤지컬계는 초창기부터 라이선스 공연만으로 시장을 키워 자기만의 문화입지가 좁아졌어요. 중국에서는 더디 가더라도 탄탄하게 다지며 갈 계획입니다."

대구=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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