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일’만으로도 얼마든지 화려하게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줬다.
프로야구 SK 불펜의 핵심이자 SK 마운드 전체의 대들보인 8년차 왼손 투수 정우람(26)이 ‘불펜 기계’다운 꾸준함으로 대기록을 일궜다.
정우람은 21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앞선 7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2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2홀드(4승6세이브)째를 올렸다.
홀드는 승리나 세이브는 아니지만 소속팀이 리드할 때 중간 계투로 등판, 세이브 조건을 충족시키고 물러난 투수에게 주어지는 평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 승리에 기여하는 투수에게 돌아가는 ‘훈장’과도 같다.
경남상고(현 부경고)를 졸업하고 2004년 SK 유니폼을 입은 정우람은 매년 차곡차곡 홀드를 쌓아 왔고 이날 12홀드째를 올리면서 통산 104홀드(28승12패15세이브)를 쌓았다.
이로써 정우람은 역대 통산 최다 홀드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기록은 류택현(전 LG)의 103홀드. 정우람은 이미 지난달 18일 인천 롯데전에서 통산 100홀드를 채웠다. 국내프로야구 두 번째 100홀드이자 최연소(25세 11개월17일), 최소 경기(430경기) 100홀드였다.
경기에서는 선두 SK가 3위 KIA를 7-3으로 꺾고 KIA전 5연패 악몽에서 벗어났다. 3-3으로 맞선 7회초 1사 2루에서 조동화가 중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6이닝 3실점한 SK 선발 게리 글로버는 7승(2패)째. KIA전 통산 8경기 만에 첫 승(2패1세이브)의 기쁨을 누렸다.
부산에서는 홈런 1위인 롯데 이대호가 시즌 18호 홈런을 작렬, 2위인 삼성 최형우(14개)와의 격차를 4개로 벌렸다. 이대호는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후 두산 선발 이용찬의 몸쪽 높은 초구 직구를 두들겨 좌중월 1점 홈런을 뿜었다.
1982년 6월21일생인 이대호는 2001년 데뷔 후 처음으로 생일날에 홈런을 쏴 올렸다. 그러나 5위 롯데는 두산에 3-6으로 역전패했다. 두산은 마무리 정재훈이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리면서 팀 통산 800세이브(3호)를 달성했다.
잠실에서는 4위 LG가 선발 김광삼의 6과3분의1이닝 1실점 호투에 힘입어 최하위 넥센을 7-3으로 눌렀다. LG는 3위 KIA를 1경기차로 압박했다. 김광삼은 3연패를 끊고 시즌 4승(3패)째를 수확했고 LG 5번 조인성과 6번 정성훈은 0-0이던 2회말 연속타자 홈런(시즌 12호, 통산 687호, 팀 시즌 5호)을 터뜨렸다.
대구에서는 2위 삼성이 박석민(5회 1점)과 모상기(8회 쐐기 2점)의 홈런포 2방으로 한화전 2연패를 끊으며 홈 4연승을 달렸다. 스코어는 5-2. 삼성 선발 윤성환은 6과3분의1이닝 2실점으로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시즌 6승(4패)째를 챙겼고 9회초 등판한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으로 21세이브째를 올렸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대구=이승택기자 l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