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전세계 남성의 가슴을 뒤흔든 마릴린 먼로(1926~62)의 '지하철 환풍구 드레스'(사진)가 50억원에 낙찰됐다.
미국의 CBS방송과 영국의 인터넷 매체인 메일온라인 등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경매에서 먼로의 드레스가 460만달러에 팔렸다고 20일 보도했다. 먼로는 영화에서 지하철이 지나가며 환풍구 바람에 치마가 치켜 올라가자 두 손으로 급히 내리 누르면서 늘씬한 다리와 허벅지를 드러내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번 낙찰가는 의상 경매 사상 최고가다. 낙찰자는 먼로의 오랜 팬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수수료와 세금 등을 포함, 500만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경매에는 '7년 만의 외출' 외에 다른 할리우드 영화 소품 600여점이 출품됐는데 먼로의 최고가 낙찰을 위협한 것은 오드리 헵번(1929~93)이었다.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그녀가 입고 나와 아카데미상까지 받은 옷도 370만달러(약 40억원)라는 고가에 팔렸다.
이번 경매는 '사랑은 비를 타고'의 배우 데비 레이놀즈(79)가 마련했다. 그녀는 영화 박물관을 세우기 위해 영화 소품들을 수집해왔으나 빚더미에 앉게 되고 박물관 건립도 어려워지자 애지중지 모은 소품들을 경매에 내놓았다. 레이놀즈는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그 꿈을 오랫동안 간직해온 덕에 적잖은 보상을 받았다. 그녀가 먼로의 드레스를 구입하는 데 든 돈은 단 200달러(21만7,000원)였기 때문이다. 50여년만에 무려 2만3,000배가 뛴 것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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