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3선ㆍ서울 양천갑) 의원과 권영세(3선ㆍ서울 영등포을) 의원이 20일 7ㆍ4 전당대회에서 실시되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원 의원은 '19대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당권 도전에 나서 주목된다.
이날 두 사람의 출마 선언으로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는 모두 7명이 됐다. 그동안 출마가 거론됐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 방침을 밝히고, 이군현 전여옥 의원도 불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7인 경쟁 구도가 될 전망이다. 아직 초반이라 판세를 쉽게 예측할 순 없지만 당 안팎에선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세 후보의 3강 경쟁 구도를 예측하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남경필 유승민 후보의 득표력도 만만치 않아 팽팽한 5자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과거 계파의 차이를 녹여버리고 미래의 정권재창출을 위한 대화합에 앞장서겠다"며 "40대 젊은 당대표로 선출돼 저의 젊음을 총선 승리와 정권창출을 위해 모두 바치겠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저의 지역구는 참신한 인재에게 양보하고 우리 당이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선주자들과 함께 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누비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선 이전까지 각종 재ㆍ보선에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하며 대표 도전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비상한 각오로 대표 경선을 치르고 총선, 대선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서울 양천갑이 전통적인 한나라당 우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불출마 선언이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경쟁 주자 측에선 "서울시장 출마를 겨냥한 포석 아니냐"는 비판적 해석도 나왔다. 친이계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원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6∙3 회동 대화합 정신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해 친박계 표심도 겨냥했다.
중립 성향의 권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중도 가치를 일관되게 추구해온 화합형 지도자는 제가 유일하다"며 "화합형 지도부가 구성될 때 내년 총선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정권재창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4ㆍ27 재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던 전임 지도부 세 분이 1년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해 다시 전당대회에 나섰다"며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또 한번 기회를 준다면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재창출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가 한나라당 대표가 돼 책임지는 한나라당을 만들겠다"며 "당을 쇄신하고 화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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