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영건’ 로리 매킬로이는 20일(한국시간)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골프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
이제 관심은 매킬로이가 성 추문 이후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는 데 쏠려 있다.
매킬로이는 우즈와 같은 나이인 22세에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현재 기록만 본다면 매킬로이가 우즈의 벽을 넘기가 쉽지는 않지만 세계 골프계를 호령할 만한 재목임은 분명하다.
아직은 우즈가 우위
프로 데뷔 4년차 때를 비교해 볼 때 아직까지는 우즈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올해 평균 드라이버 303.1야드를 기록하며 1999년 프로 4년차의 우즈(293.1야드)보다 10야드 정도 더 멀리 때렸다. 드라이버 최대 비거리에서도 374야드를 친 매킬로이가 355야드를 날린 우즈보다 우위.
하지만 매킬로이는 아직 드라이버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당시의 우즈에 뒤져 있다. 평균 타수와 평균 버디수, 드라이버 정확도, 그린 적중률, 벙커 세이브율 등에서 우즈가 매킬로이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특히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서 71.16타를 기록, 73.20타를 친 매킬로이보다 마지막에 강했다.
우즈 스승도 인정한 기술과 정신력
그러나 성장 가능성을 본다면 매킬로이가 우즈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역대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기록. 당시 매킬로이의 경기를 본 우즈의 스승인 마크 오메라(미국)는 “볼을 때리는 기술이 19세 시절의 우즈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매킬로이는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마지막 날 무너지면서 다잡았던 ‘대어’를 놓쳤다. 하지만 이 악몽을 2개월 만에 딛고 우승할 정도로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
매킬로이는 우즈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말을 쏟아낸 적이 있다. 지난 3월 매킬로이는 미국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우즈는 평범한 선수와 같다. 요즘도 존재감은 있기는 하지만 코스에서 만나면 그 정도는 무시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번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정상을 정복한 매킬로이는 우즈와의 맞대결을 간절히 원했다. 우즈를 꺾어야 진정한 ‘골프 황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매킬로이는 “지난 15년 동안 우즈의 경기를 지켜봤지만 역시 최고의 선수였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즈를 꺾으려고 노력해왔다. 빨리 우즈가 부상에서 회복해 메이저 대회나 일반 대회에서 겨뤄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