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기업 정경일(41) 차장 가족은 올 여름 휴가를 부산에서 보낼 예정이다. 문제는 휴가철 교통난. 지난 해 변산반도 일대를 찾았을 때도 오가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가족들 모두 진이 빠진 경험이 있다. 정 차장은 올해 이런 고민을 렌터카로 풀어 볼 요량이다. 자가용으로 막히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대신 KTX를 탈 생각이고, 부산 시내와 해수욕장, 양산 통도사를 찾을 때는 렌터카를 쓰기로 했다. 정 차장은 "고속도로 체증을 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벌써 기분이 들 뜬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여름 휴가철은 전통적으로 렌터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교통 체증을 피하려는
장거리 여행자에게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타보지 못하던 고급 수입차를 타볼 경우 추억도 남길 수 있다.
렌터카를 이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업체의 보험 가입 여부와 조건을 확인하는 것. 대부분의 업체들이 대인 무한, 대물 2,000만원의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사용기간 별도의 보험을 들 수 있다. 하루 3만원 가량의 보험액이면 본인 과실이나 손해 액수에 상관 없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있다.
다음은 지역과 차종 선택. 국내 렌터카 업체들은 제주도와 그 밖의 내륙 지역 별로 요금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제주도가 10%가량 요금이 싸다. 차종별로 1일 사용료는 아반떼, SM3와 같은 준중형이 9만~10만원, 투싼과 같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13만~14만원, 카니발과 같은 SUV는 18~20만원이다. 실속파라면 지나치게 큰 차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큰 차일수록 기름 소비도 많기 때문이다.
대형 업체들은 카드사와 제휴, 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숙박과 렌터카 이용을 묶어 할인혜택을 주거나 적립 포인트 결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자신이 사용하는 카드 혹은 금융사에 이를 꼼꼼히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휴가가 집중되는 기간에는 성수기 요금이 적용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업체가 7월 중순~8월 중순에 평상 시보다 10%가량 비싼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역시 제주도와 내륙 지역에 따라 차등이 있다. 또 성수기에는 원하는 차종을 이용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많은 이용자들이 SUV 사용을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차량을 원할 경우,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모처럼의 휴가이니만큼 평소 타볼 수 없던 차를 이용해 기분을 낼 수도 있다. 최근 대형 렌터카 업체들은 웬만한 수입차를 확보하고 있다. 가격은 국산차 이용료의 두 배 가량이다. 젊은 이들이 선호하는 오픈카(지붕이 열리는 차)로는 미니쿠퍼가 22만~23만원, BMW328i 컨퍼터블이 28만~30만원이다. 럭셔리카인 메르세데스-벤츠 E300 등은 하루 이용료가 40만원 내외. 이보다 상위 차종인 렉서스 LS460, BMW 7시리즈, 벤츠S클래스, 아우디 A8 등은 하루 이용료가 50만원 안팎이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렌터카 업체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1위 업체인 KT금호렌터카는 세계 최대의 렌터카 업체 허츠와 연계 해외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삼성카드와 제휴를 맺고 대여료 최대 45% 할인, 주유 시 ℓ당 100원 할인이 가능한 카드를 내놓았다. 모기업인 KT와 연계한 서비스도 특징. 차량 내 인터넷 무료 사용, 제주도에서 아이패드 대여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AJ렌터카도 롯데카드와 제휴, 현장에서 대여료를 최대 10% 깎아주고 이용실적에 따라 대여 차종 상향 조정이 가능한 카드를 출시했다. 고객이 원할 경우 금연 차량도 제공한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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