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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남편 내동댕이… 美정치인 아내들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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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남편 내동댕이… 美정치인 아내들이 달라졌다

입력
2011.06.2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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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은 1992년 남편 빌 클린턴이 나이트클럽 가수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곤경에 처하자 방송에 동반 출연해 "나는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퍼스트레이디였던 1998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스캔들이 터지자 역시 같은 태도를 보였다.

#유명 변호사 실다 월 스피처는 2008년 3월 남편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성매매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때 회견장에 함께 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국 정치인들이 부정을 저질렀을 때 흔히 접했던 장면이다. 성 스캔들이 불거진 정치인들이 기자회견을 할 때 부인들은 으레 남편 곁을 지켰다. 대본에 쓰여진 듯 남편의 실수를 용서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판에 박힌 이런 대본들이 내던져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더 이상 '착한 아내'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불륜행각을 고백한 마크 샌포드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아내 제니 샌포드가 그랬고, 5월 가정부와의 불륜이 들통난 아놀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 역시 순종적이지 않았다. 지난 주 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앤서니 위너의 부인 후마 아베딘은 이런 대본을 아예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NYT는 전했다. 아베딘은 힐러리 클린턴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힐러리가 남편의 불륜에 대처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조언도 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처 방식은 전혀 달랐다. NYT는 아베딘이 새 정치인 부인상(像)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정치인 부인들이 부정한 남편 곁을 지킨 이유는 대략 세가지다. 우선 정치적 문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런 일 일수록 부인의 반응이 유권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정치인으로서 남편의 몰락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두 번째가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서고, 그 다음이 경제적 이유다.

그러나 아베딘은 남편에게 생계를 의존하지 않는 전문직 여성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성과 결혼했지만 자신의 사생활 보호를 중시한다. 그는 또 남편에 대한 배신감도 드러냈다. 1998년 클린턴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부인했다가 7개월 만에 사실을 인정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아온 아베딘으로서는 남편 곁을 지킬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미 CBS 드라마 '착한 아내'의 공동제작자 겸 프로듀서인 로버트 킹은 "정치인 부인들이 남편의 외도와 관련해 대중 앞에 서는 모습이 진부한 표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누구나 여기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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