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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불쾌와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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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불쾌와 불편

입력
2011.06.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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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학등록금을 반으로 낮추겠다고 발언한 것을 시작으로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대학은 대학대로, 학생들은 학생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젊은 표를 의식한 한나라당은 당장 이번 2학기 등록금 문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하면 내년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에서 파죽지세로 불어 닥칠 후폭풍의 도미노를 맞게 될 것이다.

언론과 사회여론은 최고 교육기관인 대학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마치 대학이 교육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공과(功過)가 구분되지 못한 채 '지성의 전당'이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치교수'란 말이 있다. 그것은 대학이 만든 말이 아니라 정치가 이용한 말이다.

그 많은 정치교수들은 어디로 갔는지? 정치가 등록금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대학부터 '烹'(팽)하려는데 그들은 자신의 '본적'에 대한 명예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 무엇보다 이번 사태의 최대 희생자는 대학생이다. 젊은 친구들이 촛불을 잡고 거리로 나섰다.

지금은 다소 주춤할지 몰라도 곧 등록 기간을 맞이해 또 다시 밝힐 그들의 분노가 눈에 선하다. 빨리 솔로몬의 지혜 같은 답을 찾아야 한다. 결자해지니, 한나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 배우고 싶어 하는 대학생들에게 국가가 기회부터 주어야 한다. 대학을 흔드는 정치논리에 불쾌하고, 대책 없는 정책에 불편하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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