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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해병대, 아시아나기에 아찔한 오인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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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해병대, 아시아나기에 아찔한 오인사격

입력
2011.06.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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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발생한 강화군 주둔 해병대원들의 민항기 소총 사격은 대공초소 근무 초병들의 오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항공기는 정상항로를 운항 중이었고, 초소와 항공기의 거리가 멀어 직접적인 위협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항로를 운항중이던 민항기를 겨냥해 사격을 했다는 점에서 사전 교육 부재와 오판에 대한 군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새벽 4시께 인천 강화군 교동도 해안 초소에 근무하던 해병대 2사단 5연대 51중대 소속 초병 2명이 주문도 상공을 비행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진행방향 약 7~8㎞ 지점을 향해 K-2소총 99발을 5분간 발사했다. 이 여객기는 중국 청두(成都)에서 승객 100명과 승무원 등 119명을 태우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로 정상항로를 운항 중이었으며, 사격지점으로부터 거리가 13㎞나 떨어져 피해는 없었고 승객과 조종사 등도 사격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K-2소총의 유효사거리는 500~600m, 최대사거리는 약 2,400m다.

해당 초소는 대공 감시초소로 근무자의 역할은 고지대에서 쌍안경 등으로 하늘을 감시하는 일이다. 감시 도중 사전에 통보되지 않은 비행물체가 나타나면 경고사격을 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날 2명의 초병이 새벽 4시께 교동도 남쪽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불빛을 발견하고 이를 ‘사전에 통보되지 않았고 평소 보지 못했던 미확인 비행물체’로 인식한 것”이라며 “북한 공군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경고사격하고 상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상병과 이병으로 상병은 1년 전부터, 이병은 최근부터 이 초소에서 근무해왔다.

이 관계자는 “평소 민항기의 움직임을 자주 보아왔던 초병들이지만, 새벽시간 해무(海霧)가 낀 바다 상공을 육안으로 관찰하던 초병들이 거리를 착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북한의 위협 등으로 근무 병사들이 매우 긴장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교동도에서 북한 황해남도까지의 거리는 4㎞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초병들이 사전에 공군에서 통보되는 군용기 경로와 항로 등의 목록을 숙지하고 있지만 하루에 수백대가 오가는 민항기는 시간대별 리스트를 따로 숙지할 수 없고 통상 업무 시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많은 항공기가 다니는 길목인데도 군 당국은 초병들에게 민항기 식별 및 운항 시간 등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인천공항을 이착륙하는 여객기는 하루 600여대로, 이 중 30%인 180대 정도가 문제의 강화도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해당 초병들이 정해진 지침에 따라 대응을 제대로 한 것은 분명한 만큼 해당 지역의 경계 태세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유사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초병들에게 민항기의 항로를 정확히 숙지하도록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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