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한 곳으로 ‘호반 속 동화의 마을’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할슈타트(Hallstattㆍ사진)가 한 중국 부동산개발기업에 의해 원형 그대로 복제된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소금(halㆍ켈트어) 마을’로 불리는 할슈타트는 1만4,000년전부터 소금광산으로 이름을 떨쳤다. 마을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달력사진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곳 중 하나다.
이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를 ‘짝퉁 천국’중국에서 그대로 놔 둘 리 만무하다. 중국 광둥성의 부동산 개발업체 우쾅(五礦)발전상사는 최근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시의 붜뤄(博羅)현에 이 마을을 그대로 본 딴 주택단지‘우쾅 할슈타트’를 짓기로 하고 착공식까지 가졌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19일 보도했다.
투자액은 총 60억위안(약 1조82억원)이다. 특히 우쾅 할슈타트 건설은 오랜 기간 이뤄진 치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이 회사는 지난 몇 년간 설계ㆍ건축 기술자들을 관광객과 비즈니스맨으로 위장시켜 할슈타트에 파견했다. 현지 건축물의 실내장식부터 벽에 걸린 그림 하나까지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또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 마을 전체를 통째로 복제하는 데 한 치의 어긋남도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할슈타트는 이 같은 중국 기업의 속셈을 사전에 알아차렸지만 구두로 불만을 표시할 뿐 마땅히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고 밍바오가 영국 BBC 방송을 인용, 전했다. 그러나 할슈타트의 한 주민은 “중국기업이 이곳을 복제한다는 것은 이 마을이 그만큼 아름답고 유명하다는 것”이라며 “중국인들이 짝퉁 할슈타트 마을을 보면 진짜 할슈타트를 보러 오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길 것”이라고 위안했다. 다만 유럽연합(EU) 의회가 이 문제를 정식 의제로 상정, 토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붜뤄현은 할슈타트와 자연 환경이 비슷한 호반의 도시로, ‘우쾅 할슈타트’가 완공되면 중국 상류층과 중국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고급 주택가가 형성되고, 관광업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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