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정치적 욕구를 분출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가 여성의 운전 권리를 요구한 알 샤리프를 9일 동안 구금해 촉발된 논란에 대해 과거와 달리 억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인터넷에는 알 샤리프를 옹호하는 글이 넘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운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
대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억압적으로 통치하는 사우디 왕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또 운전자 알 샤리프를 태형에 처해야 한다는 이슬람 성직자들을 비난하는 글도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사우디 관련 트위터의 메시지를 분석하는 압둘라지즈 알 샤란은 "알 샤리프의 체포와 관련한 글이 최근 며칠 동안 3만개 넘게 올라왔다"고 말했다.
NYT는 대중집회가 허용되지 않고, 여성이 낯선 남성과 함께 있을 수 없으며, 한 가족인데도 야외에서 함께 있어서는 안되는 사우디에서는 SNS가 정치적 욕구를 풀어주는 좋은 수단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래서인지 온라인에는 사우디 정부의 공식 정책에 반하는 거의 모든 이슈들이 표출되고 있다. 이들 이슈에는 재판 없이 수감되는 죄수의 인권이나 9월로 예정된 지방자치선거 보이콧 등이 포함된다. 트위터 마니아 루아이 코피아는 "사우디인들은 야외 집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SNS의 글을 퍼나르면서 정치적 욕구를 분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SNS가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정부 감시도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사우디의 반정부 활동가들은 얼굴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용어를 사용하며 정부 비판자를 공격하는 SNS 이용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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